좋은 아침, 라디오 방송과 함께 했던 1년을 갈음하며

지난 10월 22일

2012년 10월부터 1년동안 출연했던 “CBS 좋은아침 김윤주입니다” 마지막 방송 녹음을 마쳤다.

방송과 기고에 회사 일을 병행하기 힘들던 차에
세일즈 이슈가 본격적으로 터지면서
매번 시간 빼서 목동에 가서 녹음하는 게 물리적으로 어려워진 탓…

그래도 지난 1년동안 방송하는 동안
알게 모르게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고 알아봐주셔서 감사했고.
생각보다 아침형인간으로 사는 분들이 많다는 데 놀라기도 했었다.

처음으로 고정 코너에 출연해 본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나고, 이래저래 배운 것도 많은 것 같다.

특히, 2012년 3월 “CBS 김미화의 여러분”에 짧게 출연해 인연을 맺은 걸로
방송 초짜에게 고정 코너를 선뜻 마련해준 김다은 PD님에게 감사드리고…

늘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리드해 준
“예쁜누나” 김윤주 아나운서님에게도 감사드리고…

후덕하신 김경순 작가님, 뒤를 이어주신 비단결같은 조현 작가님께 감사드리고…
중간중간 함께 녹음했던 김덕기 아나운서님에게도 감사… & 방송 함께 못하게 되어 죄송…

마지막 방송 녹음파일과 링크, 미공개 원고는 여기에-

방송 바로듣기: 2013/10/30 좋은아침 트렌드 마지막 방송

방송 링크: http://www.cbs.co.kr/radio/pgm/aod_view.asp?pgm=1559&mcd=_REVIEW_&num=244099&page=

Q1. 벌써 이 코너에 나오신 지 1년이 되셨다면서요. 그 동안 다양한 소셜 이슈에 대해 분석해 오셨는데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흐르는 것 같습니다. 소셜미디어라는 것이 몇 년 전, 멀리 갈 것도 없이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굉장히 새로운 매체로 여겨졌었고, 소셜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페이스북 유저 1100만, 트위터 700만, 토종 SNS인 카카오스토리는 2500만명의 사용자가 이용하는 등 소셜미디어의 대중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이제는 일상의 일부분으로 깊숙이 젖어 든 것 같습니다.

지난 1년 사이 다양한 이슈들이 있었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강남스타일의 세계적인 히트에서부터 각종 열애설까지 연예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건 사고가 있었습니다. 어떤 기업들은 자신들보다 약한 ‘을’들에게 잘못 했다가 소셜 상에서 크게 혼이 나기도 했고, 어떤 분은 소셜 상에서의 호기 때문에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다만 수많은 이슈들 사이에서 떠내려온 지난 1년을 회고해 볼 때, 변하지 않는 본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1년 전에 처음 시작하면서 소셜미디어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소셜은 사람사이의 관계, 미디어는 메시지가 흐르는 통로, 합치면 결국 소셜미디어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타고 메시지가 흐르는 곳”이 됩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곧 소셜미디어가 있다는 거죠. 다만 그것이 시골 장터나 동네 사랑방, 아낙들이 모이는 빨래터가 아니라, 웹과 모바일 상에 흩어진 사람들을 보다 광범위하게 연결시키고, 서로의 다양한 의견과 새로운 정보들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전달하는, 동시다발적이고 광범위한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게 되면서 정보와 자원의 새로운 통로로 각광을 받게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 범위가 더 커지고, 빨라지고, 메시지가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가치를 띠게 되었습니다. 소위 최근 각광받고 있는 빅데이터의 4V, 다시 말해 Volume, 즉 양이 엄청나고, Velocity, 즉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고, Variety, 즉 데이터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마지막으로 Value, 이런 과정에서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겁니다.

Q2. 그렇군요. 하지만 소셜미디어로 야기되는 여러 문제점들에 대한 공감대도 꽤 확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네. 타당한 문제제기들이 꽤 많습니다. 소셜 상에서 쏟아낸 메시지들은 API 형태로 웹 상을 떠돌게 됩니다. 이로 인해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하기가 어렵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비판하면서 소위 “잊혀질 권리”, 즉 자신이 소셜 상에서 남겼던 모든 흔적들을 삭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일맥상통하는 문제제기 중 하나가, 소셜 상에서의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입니다. 위치정보나 개인 신상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들이 소셜 상에 노출되면서, 자신의 내밀한 신상 정보가 본의 아니게 남들에게 노출되기 쉽다는 겁니다. 일례로 최근 미국에서는 기업들의 80%가 직원 채용 과정에서 입사지원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참고한다고 합니다. 소셜미디어 계정에 공개한 자녀 관련 정보로 인해 일본에서는 어떤 아이가 유괴되기도 했습니다.

한 편으로는 소셜 상에서 리트윗이나 라이크, 댓글 등을 많이 받는 것이 스스로에 대한 남들의 인정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면이 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거나 혹은 과장된 상황에 대해 “전시”하는 허위적인 태도도 문제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난 사실 일도 힘들고 가정도 힘들고 일상에서도 힘든데,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늘 남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답고 멋지게 보여지려고 한다는 것이죠. 혹은 더 많은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순천의 모 학교 학생처럼 봉사활동하러 가서 만난 치매 할머니를 모욕하는 동영상을 올린다던가,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동영상을 올리는 등, 자극적인 포스팅을 소셜 상에 공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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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그렇군요. 비슷한 맥락에서, 일각에서는 ‘SNS 중독’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그렇습니다. 지속적으로 타인에게 일종의 자극과 반응을 받게 되면서, 라이크나 댓글, 리트윗, 맨션을 받는 등 남들의 공감을 받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보상처럼 뇌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특히나 10대 청소년들 중심으로 트위터를 카카오톡 쓰듯 사용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최근 기업이나 기관들의 의뢰로 소셜미디어 특히 트위터를 분석해 보면, 쉴 새 없이 서로 맨션을 주고받으면서 하루에 몇백 건, 전체 몇만에서 몇십만 건의 트윗을 작성하는데, 내용을 보면 시시한 장난이 전부인 경우를 많이 발견합니다.

한편으로는 여기까지 이르지 않은 분들이 관조하는 것처럼 약간 현상에서 거리를 둔 상태로, “SNS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메시지가 너무 많이 쏟아져서, 깊게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를 다룬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의 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The Shallows)”이 작년에 꽤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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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소셜미디어 때문에 생각하지 않게 된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신다면?

이 소셜에서 쏟아지는 단타성의 트윗이나 포스팅, 혹은 엄청나게 쌓이는 카카오톡 메시지들로 인해 깊이 생각할 시간을 빼앗긴다는 건데요.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이 인간의 지능을 감퇴시킬 것이라는 생각은 우리 인류가 처음으로 가져본 것이 아닙니다. 소크라테스가 책을 남기지 않았던 이유를 혹시 아시나요?

Q5. 글쎄요?
이 책을 남기게 되면 사람들의 암기력이 감퇴될까봐 그랬다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세계 4대 성인 중에서 춘추를 저술한 공자를 제외한다면, 예수, 석가, 소크라테스 모두 본인이 직접 남긴 책이 없이, 제자들을 통해 구전으로 지식과 통찰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몽골 등 유목민족들도 수천년의 역사를 책으로 남기는 대신 9시간여의 옛이야기로 만들어 대대손손 전수했다고 하죠. 문자를 사용해 기억을 저장하게 되면 “암기력이 감퇴된다”며 거부했던 이런 시대엔 암기력이 지능의 전부로 여겨졌던 시대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이런 시각 속에서도 결국 문자를 채택하고 책 속에 지식과 지혜를 담아 수천 수만 킬로미터 밖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하고, 심지어는 수천 년 전 사람들의 지식과 지혜를 전달할 수 있게 되면서 “생각할 기회” 즉 “숙고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다운로드조금 더 최근 사례로 넘어와본다면, TV를 바보상자라고 많이들 비판했지만, MTV로 대표되는 텔레비전의 감각적인 시각문화가 다양한 창의적 창조활동을 촉발했다는 점은 이제 많은 분들에게 인정받는 주류적인 시각이 되기도 했죠.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물론 소셜 자체가 야기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겠습니다만,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의 속성은 인간 지식과 지혜가 소통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셜 상에서 대중들이 공유하는 ‘밈’ 즉 문화적 유전자, 혹은 ‘합성필수요소’, 일본식으로는 ‘모에’라고 하는데요. 이런 문화적 코드가 마치 데이터베이스처럼 기본적인 토대를 이루면서, 새로운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이를 매우 빠른 속도로 재해석하고 능동적으로 패러디를 만들면서 소비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강남스타일의 세계적인 흥행 과정에서도 이를 패러디한 영상과 이미지들이 전세계에서 광범위하게 통용되었던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대중들이 이처럼 같은 관심사와 가치관에 따라 빠르게 재조합되는 능동적인 공동 메시지 창작공간 혹은 집단 서사과정으로서의 소셜미디어는 인류에게 또 다른 영역을 열어줄 것입니다. 바로 “창의력”의 영역입니다. 나 혼자 머리를 쥐어 짜 지식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미지의 대중들과 함께 창작해나갈 수 있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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