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떴을 때 조심하자 – 윤창중과 청와대 관계망 분석

갑자기 주목받을 일들이 생기면 주변의 달콤한 이야기들에 휩싸여 스스로를 가누기 굉장히 어렵다. 그래도 상식적인 사람들은 최대한 중심을 잡으려 노력하는 편이긴 한데, 관심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왔거나 무시당해왔던 사람들은 스스로를 증명할 기회가 온 양 착각하고 겸손함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히틀러 아닐까 싶다.

시사저널과 함께 분석한 청와대 인맥 관계망 분석(정관계 파워엘리트 관계망 분석으로는 3차인듯)을 진행하면서 새삼스럽게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물의를 일으키고 사퇴했던 윤창중 전 대변인 때문이다.

시사저널에 송고한 글 원문입니다. 기고문 링크는 아래에 :)
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61605

금년 3월과 11월 청와대 인맥을 비교한 이번 분석은, 관료 중심의 실무형이던 청와대 관계망(허브: 조원동 경제수석)이, 측근 위주의 대단히 수비적인 관계망(허브: 김기춘 대통령실장)으로 개편되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이런 인선은 정권 말 게이트들로 정권 안보가 휘청거릴 때 나온다고들 하는데, 집권 1년차에 벌써 측근 위주의 내각이 꾸려진 걸 보면 정권 수뇌의 위기감 수준이 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관련 내용은 기사 원문을 참조하시고, 이 포스팅에서는 2013년 3월의 관계망만 다뤄볼까 한다.

 

131120_3월_빈도1

그림 1. 2013년 3월, 청와대 비서관 52명 중 인맥이 1회라도 겹치는 사람들의 관계망

한 번이라도 인연이 겹치는 사람들을 모두 연결했을 때의 관계망은 다음과 같다. 파란색과 빨간색 그룹은 주로 사시-행시 등 고시 출신의 관료 집단이다. 딱 봐도 연결이 견고하다. 인연이 2회 이상 겹치는 사람들도 꽤 많아서, 연결선도 더 굵게 나타난다.

하단의 군부 그룹을 제외하면, 연두색 그룹은 외곽에 있다. 윤창중 전 대변인도 연두색 그룹 안에 있는데, 누가 봐도 외곽에 있지만, 힘 있는 사람들 (허태열 전 대통령실장, 정호성 전 박근혜의원 보좌관)과의 몇몇 연결고리가 보인다.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윤 전 대변인은 김행 대변인을 대놓고 무시했었다고 하는데, 관계망만 봐서는 확실히 김행 대변인보다는 힘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절대 핵심부는 아니다. 밑의 그림을 보면 답이 바로 나온다.

캡처

그림 2. 2013년 3월, 청와대 비서관 52명 중 인맥이 2회 이상 겹친 사람들의 관계망.
좌측의 윤창중 전 대변인은 2회 이상 연결된 인맥이 없어 관계망에서 고립되어 버렸다.
우하단에 있는 보좌관 출신 ‘문고리권력’ 3인방(정호성, 안봉근, 이재만)도
윤 전 대변인과 비슷한 이유로 관계망속에서 매우 취약한 상태다.

연결빈도가 2 이상인 사람들만 시각화해보면 윤창중 전 대변인은 관계망에서 고립된다. 인맥이 2번 이상 겹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은 이렇게 취약한 관계망 속에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경거망동하다가, 그런 초대형 국가망신 사건을 일으키고 개인 커리어도 수습 불가능할만큼 망가져버렸다.

타인과의 관계가 ‘힘’의 전부는 아니다. 나의 역량과 내공도 중요하고, 외부 환경변화도 중요하다. 그 속에서 명성이나 지위는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이 한 번에 날라가버리는 허울 같은 것이다.

고작 연결빈도 빈도 2로 올리고 바람 한 번 후 불자 사라져버릴 가벼운 관계망 속에서, 일시적으로 권력에 취했다가 사고 치고 자기 집 아파트 깊은 곳에 숨어버린 윤 전 대변인이, 명성과 지위를 향해 부나방처럼 달려드는 수많은 야심가들에게 꽤 의미있는 타산지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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