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속촌: 소셜 없는 소셜마케팅이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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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고객들을 만나다 보면 공통적으로 듣는 말이 있다. “소셜에서 우리 회사를 언급하는 고객이 너무 적어요” 라는 것이다. 애플 아이폰이나 코카콜라, 스타벅스 등 세계적인 브랜드 관련 언급이 1,500건에서 3천건씩 언급되는 것을 빼면, 그 외의 내로라할 유명 제품들이 하루에 500건 이상 언급되는 것도 매우 드문 일이다. 갑자기 언급량이 폭증했다면 두 가지 경우 중 하나다. 유명 연예인이나 경품 등을 활용해 이벤트를 진행했거나, 아니면 브랜드 관련 위기 상황이 발생했거나.

사용자 성향도 극으로 나뉜다. 소셜 사용자 성향을 설명하는 ‘1:9:90의 법칙’이 있다. 전체 사용자 중 1%만이 콘텐츠를 적극 생산하고, 9%가 이를 공유하며, 90%는 관망만 한다는 것이다. 이 법칙에 의하면, 브랜드 관련 언급량이 많다고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하는 소수의 의견이 과잉 대표될 수 있다. 그 외에도 수도권 편향, 젊은 세대 편향, 진보성향 편향 등은 실무자들 사이에선 상식이 된지 오래다.

이러한 다양한 제약조건들 사이에서 유독 돋보이는 곳이 한국민속촌이다. 사실 한국민속촌에 대한 기존의 인식은, 지방에 사는 분들이나 외국인 관광객, 혹은 노년층이 주로 찾는 ‘사극 촬영지’에 다름 아니었다.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국내의 몇 안 되는 테마파크라는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 하고, 현대화와 도시화 흐름에 묻혀 차별성을 잃고 브랜드의 노쇠화 수순을 밟고 있었다. 전통의 그늘 아래에서 역동성을 잃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의 소셜 계정 활동을 통해 한국민속촌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운영자 ‘속촌아씨’가 “~하옵니다”로 끝나는 독특한 어투를 사용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한 한국민속촌 소셜 계정은,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소위 ‘병맛’코드와 ‘잉여’ 코드를 적절히 배합해 가며 소셜상에서 강력한 팬덤을 형성했다.

한국민속촌은 경내 시설물 등 오프라인 상의 브랜드자산과 소셜 상의 트랜드를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변주했다. ‘한복이 너무해’ 팬아트 활용이나 ‘소 이름 짓기’ 등의 케이스에서 볼 수 있듯이, 팬들이 민속촌을 매개로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두었고, 이 과정에서 팬들이 생산한 부산물들을 기민하고 영리하게 확대 재생산했다.

또한 브랜드의 지향점에서 크게 일탈하지 않는 범위를 절묘하게 유지하면서, 고객들이 최대한 민속촌을 가지고 놀 수 있게 했다. 이 유희의 장은 소셜에 국한되지 않았고, 오프라인에서도 ‘거지알바’나 ‘500인 얼음땡’ 등으로 재현됐다.

이처럼 젊고 센스 있는 계정 캐릭터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유지해 오면서, 한국민속촌은 20~30대 젊은 세대에 보다 친숙하도록 브랜드를 리포지셔닝했다. 지방에서 올라오신 어른들이나 해외 관광객이나 찾던 곳에서, 20대 청춘 남녀가 데이트하러 방문하는 곳으로 브랜드가 확장된 것이다.

마케팅은 고객에게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합당한 핑계’를 제공하는 활동이다. 한국민속촌은 소셜을 마케팅에 적절히 사용했지만, 그렇다고 소셜만 쓰지도 않았다. 대신 브랜드 자산과 트랜드 흐름을 기민하게 살펴, 자사를 알릴 효과적인 ‘핑계’를 개발하는 ‘통합적인 마케팅 메시지 관리(IMC, 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소셜마케팅이라는 단어에 매몰되면 소셜의 제약조건들이 크게 보인다. 하지만 민속촌 관련언급량과 팬들이 몇 년 전에도 많았을까? 언급하는 팬들도 몇몇 관광객들로 편향되었을 것이고, 그나마도 소수였을 것이다. 제약조건 속에서 잠재 고객의 단초를 발견했다면, 그곳이 바로 분석과 공략의 대상이 된다. 소셜 마케팅에서 ‘소셜’을 잘 떼어 내고 마케팅의 본질에 집중하는 기업이 마케팅 전쟁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에 송고한 글 원문입니다. 기고문 링크는 아래에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9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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