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지혜”, 실용지능(practical intelligence)

‘거리의 지혜’

최근에 내가 가장 꽂혀있는 키워드 중 하나다.
내 맘대로 정의를 해 보자면

산전수전 다 겪으며 배우게 되는, 삶의 지혜

정도가 되겠다.
(아마도 이 키워드에 더 꽂히게 되는 건, 내가 가지지 못 한 것이기 때문일듯…)

‘거리의 지혜’에 대해 처음 눈을 뜬 것은 지난 2002년, 아프신 아버님이 요양 차 머무시던 영월에서였다. 주로 도회지에서만 자라다 보니 영락없는 서울 촌놈이던 나는, 버스로 한 시간은 족히 나와야 하는 영월 읍내에서 장사하시는 아주머니들과 부대끼면서 정말 많은 걸 배운 것 같다.

예를 들어

  •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특히 비언어적 소통의 중요성
  • 사회적 자본’의 축적’ 혹은 ‘신뢰 구축’을 통한 ‘거래비용’ 낮추기
  • 무언가를 합리적인 이유로 고수하는 것보다 비합리적인 이유로 과감히 포기할 때 얻을 수 있는 혜택

따위의 것들이다.

‘거리의 지혜’는 흔히들 말하는 ‘암묵지(暗默知, tacit knowledge)’보다는 작은 개념이다. 암묵지가 모든 경험과 학습을 통해 습득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지식을 뜻한다면, ‘거리의 지혜’는 경험의 공간이 ‘거리’ 혹은 ‘야생’에 국한된다.

아프리카 사바나 같은 야생은 못되더라도, 우리 이웃들이 살아가는 야생은 꽤나 거칠고 험하다. 소위 말하는 ’10원떼기 장사’로 근근이 먹고 사는 분들도 많고, 그 정 반대로, 만지는 돈은 많아도 몸을 험하게 굴려야 하는 일들도 많다. (굳이 명시하지는 않겠다…충분히 상상 가능한)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거리의 지혜’를 가진 사람들은 누군가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내는 데 굉장히 능하다. 논리적으로 따졌을 때 얻어내기 어려운 것들을, 어이 없을 정도로 빠르게 얻어낸다. 찾기 어려운 것들도 쾌속으로 찾아낸다. 그것도 최적의 대안으로.201460400s

‘거리의 지혜’와 가장 비슷한 개념은 아마도 ‘실용지능(practical intelligence)’일 것이다. “나에게 없는 무언가를 얻어내는 능력”으로 요약될 수 있는 ‘실용지능’은, 부자와 빈자를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거리에는 수많은, 보이지 않는 ‘딜(deal)’들이 있고, 이 과정에서 거리의 사람들은 굳이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가장 빠르고 가장 정확하게, 적확한 무언가를 얻어낸다.

아마도 우리 트리움에서 이 ‘실용지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을 꼽으라면 이 사람일 것 같다…즐기면서 압박을 견디는 사람…

참고 링크들

거리의 지혜 vs 책상의 지혜

 

‘거리의 지혜’가 부족한 나는 어쩔 수 없이 책상머리에서 글줄이나 읽으며 ‘책상의 지혜‘라도 얻으려고 노력해 왔던 것 같다. 옛 현인이나 현자들의 지혜는 책상머리에서 습득되고, 최신 기술이나 정보도 주로 책상머리에서 얻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책, 논문 등 문자텍스트의 형태로 정리된 ‘명시지(明示知, explicit knowledge)‘인 경우가 많다.

아쉬운 것은, ‘책상의 지혜’는 ‘거리의 지혜’와 호환성이 낮은 반면, ‘거리의 지혜’를 가진 사람들은 ‘책상의 지혜’를 재빠르게 얻어내는 경우가 많다. ‘책상의 지혜’는 책을 열심히 읽거나, 공부를 열심히 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실용지능’의 차이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옛말은, 이 ‘거리의 지혜’를 빨리 배우라는 옛 어른들의 가르침 같기도 하다. 나이가 한 살이라도 젊을 수록, 구르고, 또 굴러야 한다. 이리저리 흔들리고 부딛치고 망해도 봐야 한다. 재기불능 수준까지 갈 일은 생각보다 잘 일어나지 않는다.

길거리에 스승이 있다. 두려워 말고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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