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라는 뜨거운 감자, 상황버섯과 적기 사이

 

지난 달 하순 경에 회사로 상황버섯 엑기스 한 박스가 날라왔다. 보내주신 분을 수소문해 보니, 경영진 중 한 분을 태워주셨던 우버 기사님이었다. 우연히 우버 기사와 승객으로 몇 차례 만나면서 안면을 텄고,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졌는데, 마침 연말에 상황버섯 몇 박스가 생긴 김에 회사 앞을 지나시다가 놓고 가셨다는 것이다.

모바일 차량중계(ridesharig) 서비스인 우버는 세계 곳곳에서 호평과 저항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는 뜨거운 감자다. 우버는 택시 서비스의 질이 좋지 않은 지역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운전, 더 높은 친절도, 편리한 결제, 호출 편의성 등이 우버의 장점으로 꼽힌다. ‘우버X’의 경우엔 가격도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 특히 승차거부가 극에 달하는 연말연시나 주말 번화가에서, 우버로 편하게 귀가했다는 호평들이 소셜 상에도 자주 올라온다.

한편 우버로 인해 생계에 직격타를 맞을 수 있는 택시기사들의 저항과 반감은 매우 크다. 지난 6월에는 파리, 밀라노, 샌프란시스코,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우버 반대 시위가 열리는 등 전 세계에서 우버에 반대하는 택시 기사들의 집단행동이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4개 택시조합이 지난 달에 서울광장에서 합동 시위를 벌인 바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택시면허가 없는 일반인들 사이의 차량공유 중개 서비스인 ‘우버X’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 운송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우버를 불법으로 규정했으며, 서울시는 우버 영업 신고자에게 2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조례를 시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이미 독일의 베를린이나 함부르크는 탑승자 보험 미 적용을 이유로 우버를 금지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우버 측은 정면돌파를 선택하고 있는 추세다. 해외에서는 비우호적인 언론에 대한 강경 대응을 천명하면서 비난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논란의 중심에 있던 ‘우버X’를 지난 11월 29일에 전격 유료화했다. 실정법 위반을 각오하고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보는 우버 사용자들의 강한 지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우버 이용 경험자의 90%가 우버 서비스를 지지하고 있으며, 95%는 지인이나 가족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우버처럼 사용자 만족도는 높으나 기존 법에 맞지 않고 기존 플레이어들의 불안감을 유발했던 사례로 흔히 거론되는 것이 19세기 영국의 ‘적기조례(Red Flag Act)’다. 1826년에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28인승 증기자동차가 등장해 대중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마차와 철도 업자들이 집단적으로 반기를 들자, 약 40년 후 영국 정부는 자동차 최고 속도를 시속 6km, 시가지 시속 3km 이하로 제한하고, 자동차 앞에 반드시 붉은 등이나 깃발을 든 마차가 함께 달려야 한다는 법령을 반포한다. 이후 활발하게 성장하던 영국 자동차산업은 쇠퇴일로로 접어든다.

제레미 리프킨은 최근 저서 ‘한계비용제로사회’에서 생산 및 유통에 드는 한계비용이 제로로 수렴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제품/서비스 공유가 촉진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우버가 주는 편의성은 기존 택시기사들에게는 ‘적기조례’라도 제정하고 싶을 만한 위협이겠지만, 소비자에게 주는 편익은 더 크고, 서비스 구매 비용은 물론 탐색비용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브라질의 이지택시,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택시, 네이버의 라인택시, SKT의 T맵 연동 택시, 리프트, 겟택시, 헤일로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국내 출시 대기중이다.

우버 측의 강경대응도, 정부나 서울시의 강력한 단속 천명도, ‘한계비용 제로’사회, 그리고 여기서 파생될 수 있는 ‘공유경제’라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조치가 될 공산이 크다. 그 사이에도 우버 이용자들은 상황버섯 액기스를 서로 선물하고, 명함도 나눠가면서 공유지를 차츰 넓혀가고 있는데 말이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에 송고한 글 원문입니다. 기고문 링크는 아래에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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