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으로 날아온 드론, 그 뜨거운 감자에 대하여

 

얼마 전 중국 여배우 장쯔이(章子怡)가 드론으로 프로포즈를 받아 화제가 되었다. 연인 왕펑(汪峰)이 9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를 담은 바구니를 드론에 실어 보내면서 청혼한 것이다. 아마도 장쯔이는 로봇으로 청혼을 받은 세계 최초의 유명인으로 기록될 것 같다.

드론은 우리말로 흔히 무인 항공기로 번역되며, 일종의 로봇이다. 애초에는 군사용으로 고안되었된 드론의 첫 비행 시점은 100년 전인 1차 세계대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이 개발한 1회용 무인 폭탄인 케터링 버그(Kettering Bug)에서 시작한 드론의 군사적 활용은 베트남전과 걸프전을 거치면서 현대전의 매우 중요한 옵션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3년 말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드론을 활용해 물품을 배송하는 ‘프라임 에어’를 발표하면서 드론의 새로운 용도에 대해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금년 2월 4일부터는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베이징과 상하이 등 일부 대도시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험 운용하기 시작했다. 물류업체인 DHL도 지난 해 9월 파셀콥터(parcelcopter)라는 이름의 드론을 활용한 택배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도미노피자는 영국에서 도미콥터(Domicopter)라는 소형 무인 헬리콥터를 활용해 6km 떨어진 곳에 10분 이내에 피자를 배달하는 데 성공했다.

드론의 상업적 활용은 배송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가속도가 붙고 있다. 작년 모 방송국에서 방영한 해외 여행 프로에서 스펙타클한 화면을 잡아주던 방송 촬영용 헬리캠도 드론의 일종이다. 농업 분야에서도 농약을 자동으로 살포하는 드론이 개발중이다. 구글은 룬(Loon) 프로젝트를 통해 아프리카와 남미 등 저개발지역의 무선 인터넷 보급에 드론을 활용중이며, 페이스북도 유사한 프로젝트인 인터넷.org(internet.org)를 진행 중이다. 심지어는 손목에 차고 있다가 자동으로 풀려 나와 사진을 찍어주는 카메라 드론도 나왔다.

적게는 10만원 대에서, 비싸게는 수천만 원 이상의 고가에 팔리는 드론은 지난 11개월 동안 미국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을 통해 약 12만 7천 대나 팔려나갔다. 일각에서는 향후 3년간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 규모만 130억 달러, 10년 내에는 9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90조에 달하게 될 거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드론이 창출하는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도 있지만, 드론이 없애는 일자리도 많을 것이다. 택배기사나 배달부가 대표적이다.

한편 드론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나 테러의 위험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이미 드론이 군사적인 목적으로 활발하게 쓰이고 있을뿐더러, 여러 영화나 만화 등에서 다뤄지는 드론의 이미지도 그리 평화적이지는 않다. 올해 1월 말 백악관에 날아들었다가 건물 남동쪽에 충돌해 백악관을 발칵 뒤집어놓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해 청와대 상공 등 군사기밀지역을 촬영하다가 추락한 북한제 추정 무인기 때문에 꺼림직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듯하다. 현대전에서 활용되는 군사용 드론에 대해서는 마치 비행 게임처럼 사람을 쏴 죽인다며 매서운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었는지는 몰라도, 미국의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지난 1942년에 쓴 단편 런어라운드(Runaround)에서 ‘로봇공학의 삼원칙(Three Laws of Robotics)’을 제시한다. 첫째, 로봇은 인간을 해치거나, 혹은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 인간이 해를 입게 해서는 안 된다. 둘째로 로봇은 첫 번째 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간의 명에 복종해야 한다. 마지막 셋째는 앞의 두 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로봇은 로봇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드론은 전쟁터에서 수많은 인간을 해치기도 하지만, 조정하는 군인이 전쟁터에서 해를 입는 것을 막는다. 택배기사와 배달부의 일자리를 빼앗지만, 이를 제작하거나 설계하고 판매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준다. 테러나 사고의 위협을 주기도 하지만, 오지에 인터넷을 보급하기도 하고, 더 빨리 물건을 배송시켜줄 수도 있으며, 이전에 담기 어려웠던 아름다운 화면도 카메라에 담아준다.

드론은 과도가 될까 식칼이 될까? 고민할 만큼의 충분한 시간도 없이 드론은 이미 우리의 일상 바로 앞에 찾아와 있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에 송고한 글 원문입니다. 기고문 링크는 아래에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2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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