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가 가도 ‘우버화’ 물결은 계속된다

 경찰, '불법운송' 우버택시 사업자·운전자 무더기 입건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우버테크놀로지 설립자 겸 대표인 미국인 트래비스 코델 칼라닉 씨와 우버코리아테크놀로지 한국지사장 강모 씨, 총괄팀장 이모 씨, 국내 법인 우버코리아테크놀로지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법인 설립 직후인 2013년 8월부터 최근까지 스마트폰 '우버앱'을 통해 모집한 자가용·렌터카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해주고 불법 운송 요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북창치안센터에서 공개된 압수 증거품들. 2015.3.17     uwg806@yna.co.kr/2015-03-17 13:05:18/

서울시 및 국토해양부와의 갈등과 택시기사들의 거센 반발로 지난 3월 5일 우버엑스 서비스가전격 중단되었다. 택시기사가 아닌 일반인이 자가 혹은 렌트한 차로 택시 영업을 하는 것에 대한 실정법 위반 논란과,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 때문이었다. 물론 우버블랙이나 우버택시 등 다른 서비스들은 여전히 제한적으로나마 이용할 수 있지만, 개인 간 차량공유라는 우버의 가장 큰 특징이 한국시장에서 유명무실해지면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우버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우버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과 유럽 등지에서 저항에 맞닥뜨리고 있는 반면, 택시 이외의 다른 영역에서 우버와 유사한 비즈니스모델의 사업화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이러한 현상을 통칭하는 ‘우버화’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우버화는 전문적으로 라이선스를 가지지 않은 일반인들이 재화나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들의 일련의 비즈니스모델을 통칭하는 용어다. 우버화된 비즈니스의 가장 큰 특징은, 한시적 수요에 대한 한시적 공급, 다시 말해 늘 소유하거나 유지되지 않아도 괜찮은 특정 재화나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과, 해당 재화 및 서비스를 상시 판매하지는 않는 판매자들 사이를 매개한다는 점이다. 우버화가 고도화되면 될수록, 필요할 때에만 재화와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온디멘드(on-demand) 경제’가 대두할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숙박장소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는 우버만큼이나 유명하다. 숙박업 라이선스가 없는 일반인이, 집을 임시로 렌트하고자 하는 또 다른 일반인에게 자신의 집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버화의 좋은 예로 꼽힐만 하다.

최근 핀테크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P2P 대출도 우버화의 사례로 들 수 있다. 대부업 라이센스를 가지지 않은 일반인이, 또 다른 일반인에게 자신의 여윳돈을 대부하는 것을 중계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P2P 대출 스타트업인 렌딩클럽(Lending Club)은 우리돈으로 약 9조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작년 12월 미 증시에 상장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약 천여 개의 P2P 대출 업체가 성업중이라고 한다.

실리콘밸리의 우버화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컨시어지 경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시적 수요에 대한 한시적 공급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한시적인 수요를 충족시키는 일반인들을 모아서 아예 기업화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기를 대신 봐 주는 어반시터(Urbansitter), 애완견을 대신 봐 주는 로버(Rover), 주차를 대신 해주는 럭스(Luxe), 음식을 대신 배달해 주는 스푼로켓(Spoonrocket)과 먼처리(Munchery), 우체국 볼 일을 대신 해결해 주는 십(Shyp), 짐가방을 대신 싸 주는 더플(Dufl), 빨래를 대신 해 주는 워시오(washio), 정원을 대신 관리해주는 그린팔(GreenPal), 우버를 활용해 꽃을 배달해주는 블룸댓(BloomThat),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고객에게 대신 보내주는 글램스쿼드(Glamsquad), 안마사를 대신 불러주는 질(Zeal), 의사를 대신 불러주는 힐(Heal), 배달할 물품과 배달원을 매개하는 당일배송 서비스 포스트메이트(Postmates) 등이다. 한국에서도 배달의민족과 같은 음식 배달 서비스, 소카(SoCar) 등의 차량공유 서비스가 이러한 흐름을 타고 각광받고 있다.

우버화로 다양한 사업기회와 고용기회가 창출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도 있지만, 우버화로 야기될 수 있는 문제들은 기대만큼이나 무겁다. 우선 우버화가 적용될 수 있는 비즈니스는 많은 부분 정부 등 공공기관을 통해 라이선스를 합법적으로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운송, 숙박, 대출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우버화를 통해 일반인들이 얻는 수익 규모는 부수익에 가깝기 때문에, 이것이 전문 기업화되면 될 수록 질 낮은 노동이 양산될 수 있다. 수요와 공급을 매개해주는 플랫폼 사업자가 제시하는 수수료율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센 우버화 물결이 비즈니스 환경을 재구성하고 있다. 무작정 터부시하고 차단한다면 교각살우(矯角殺牛) 하게 될 수 있다.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한 제도 보완 및 사회적 합의 유도를 통해, 우버화를 통한 혁신을 장려하고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되길 기대해 본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에 송고한 글 원문입니다. 기고문 링크는 아래에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3387

우버가 가도 ‘우버화’ 물결은 계속된다”에 대한 1개의 생각

  1. 핑백: 기계근육과 기계두뇌에 대한 우리의 자세 | Painesplatz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