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 정리, ‘구글포토’로 끝!

 

지난 5월 29일 구글 개발자 행사인 ‘구글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공개됐다. 클라우드에 사진을 무제한으로 보관할 수 있는 ‘구글 포토’다. 기존의 클라우드 사진 서비스들이 일정수준 이상의 가격을 받으면서 보관 용량에 제한을 두었다면, ‘구글 포토’는 1,600만 화소 이하의 사진이나 1,080p 해상도 이하의 영상이라면 개수나 용량의 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저장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더군다나 무료다. 광고도 없다.

‘구글 포토’에는 재미난 기능들이 많이 있다. ‘포토 어시스턴트’는 사진을 자동으로 정리해 GIF 포맷의 애니메이션이나 별도의 앨범으로 정리해주는 기능이다. 연사 기능을 활용해 찍은 사진들은 자동으로 ‘움짤’이 되고, 왼쪽과 오른쪽을 평행으로 찍은 사진들은 자동으로 파노라마 사진으로 변환해 준다.

‘스토리’ 기능은 특정 사진과 영상을 시간에 따른 공간 이동과 맞물려 편집해주는 서비스다. 여행 중에 찍은 사진과 영상들은 구글맵과 연동되어 하나의 완결된 여행기로 재 탄생한다. 이런 내용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나 에버노트, 이메일, 메시징 앱 등을 통해 공유할 수 있다. 간단한 사진 편집 기능은 기본이다.

검색엔진으로 시작한 회사답게, 구글은 ‘구글 포토’에도 강력한 검색기능을 탑재했다. 사진첩에서 사진을 찍은 장소나 시기, 사물과 관련된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 사진들을 검색해 보여준다. 특히 동물이나 장소, 지하철, 심지어 결혼식 등 특정 맥락과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하면 연관된 사진을 검색결과로 보여준다. 별도의 태그를 입력해야 할 필요도 없다. 이미지 속 사물의 형태나 색깔 등 이미지 정보만으로도 무엇인지 분별할 수 있는 이미지 인식 기술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괴물 같은 서비스를 무제한 용량에 공짜로 푸는 구글의 의도는 무엇일까? 아마도 딥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이미지 인식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딥러닝(deep learning)은 생물의 신경망(neural network)이 외부에서 들어온 다양한 자극에 대해 시냅스 사이의 결합 강도, 즉 가중치를 조정해 가며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은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방법론이다.

딥러닝을 비롯한 ‘연결주의’적 접근은 정확한 알고리즘을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연계해 정확히 계산하면 인공지능의 극에 도달할 것이라 보았던 초기 연구자들의 실패에서 시작되었다. 이들이 간과한 것은 완벽한 논리체계라고 하더라도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메워가며 학습, 성장해야만 완결된 ‘지능’을 갖춰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최근의 인공지능 연구는 이러한 ‘연결주의’적 관점을 취해, 생물의 뉴런들이 시냅스들의 복잡한 연결관계 속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망의 구조를 모방한 인공신경망(ANN, Artificial Neural Network)을 구성하고, 다양한 자극, 즉 데이터를 집어 넣어 학습시키는 방식을 주로 택하고 있다. 더 많은 자극이 산입될수록, 다시 말해 더 많은 데이터가 있을 수록 인공지능은 더욱 더 고도화된다.

구글은 이미 텍스트 검색 엔진으로 시작해, 다양한 언어로 기록된 웹 상의 방대한 텍스트를 수집하고 분석해 왔다. 이제 ‘구글 포토’를 통해 무료로 무제한의 사진 스토리지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구글이 기존에 서비스하던 ‘플리커’나 ‘구글플러스’ 등을 통한 이미지 데이터 확보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개인들이 가진 사진 데이터를 모조리 긁어 모아 궁극의 이미지 인식 기술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과 다름 없다.

맥킨지는 10년 후인 2025년이면 인공지능 기술의 고도화로 지식 노동이 자동화되면서 약 5조 2천억에서 6조 7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천조 원 규모의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구글은 진일보한 미래의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막대한 시장 기회를 직시하고 있다. 구글의 인공지능 개발을 총괄하는 엔지니어링 이사 레이 커즈와일은 대표적인 인공지능 전문가이자 옹호론자다. 빠르게 움직이는 세계에 비해, 우리나라 기업과 정부, 학계, 그리고 시민사회는 인공지능의 광범위한 폭격에 응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시사주간지 시사인에 송고한 글 원문입니다. 기고문 링크는 아래에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3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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