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은혜(Amazing Grace)의 조건

“Amazing Grace”

남의 나라 대통령이 멋지게 노래불렀다 정도로 가볍게 알고 넘어갔던 내용이지만, 알고보니 꽤 깊은 사연이 담긴 노래였다. 노예해방에서부터 체로키 인디언들의 아픔, 흑인인권운동등을 거쳐오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저항곡처럼 된 노래였던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시사인에 소개된 이 기사에 잘 설명되어 있다.

이 노래의 작곡가 존 뉴턴은 흑인 노예선장으로 아프리카인들을 팔아넘기던 사람이었는데, 폭풍속에서 간신히 살아나면서 노예무역의 죄스러움과 자기 삶에 대해 회개하고 성공회 사제가 되어 이 노래를 지었다고 한다. (위키피디아 참조 http://bit.ly/1Kdov63 )

영국의 정치인 윌리엄 윌버포스(William Wilberforce). 영국의 노예해방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인물

존 뉴턴에게 감화받은 영국의 정치인 윌리엄 윌버포스는 평생을 두고 노예해방을 위해 영국 의회에서 입법활동을 했다. 그의 절친인 윌리엄 피트(소 피트) 수상과 의기투합해 싸우기 시작한 것이 고작 28세, 소 피트가 첫 수상이 된 나이는 24세였다. 18년 만에 노예무역금지법이 통과되었고, 윌버포스가 죽기 열흘 전인 1833년 7월 27일, 마침내 노예해방법이 선포된다. 우리가 흔히 노예해방 하면 떠올리게 되는 링컨의 노예해방선언보다 30년 전에 일어난 일이다.

28세의 새파란 하원의원이, 귀족과 신흥자본가들로 가득찬 의회에서 싸워 이기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수십만 명의 청원서도 먹히지 않았고, 저술이나 강연, 노예가 생산한 설탕불매운동, 노예선 체험 이벤트 등도 효과적이지 않았다.

특히 노예제 폐지 요구를 체제 전복 시도로 여기는 기득권층들의 반발이 문제였다. 어느 나라든 기득권층들의 사고 패턴은 비슷한가보다. 주요 반대론자 중에는 “영국의 이순신” 넬슨제독도 있었다. 마침 미국이 독립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으며, 프랑스에서는 혁명이 일어나 왕과 왕비의 목이 달아났고, 나폴레옹전쟁이 유럽을 뒤엎으며 앙시엥레짐의 반격이 시작되던 시기였다. 첩첩산중이었다.

모든 난관을 뚫어내고 승리하기까지 그들은 고도의 정치적 책략을 썼다. 프랑스와의 전쟁상황을 이용한 것이다. 인도로 향하는 대부분의 노예선이 당시 중립 입장이던 미국기를 쓴다는 점에 착안해, 프랑스와의 전쟁 국면에서 프랑스에 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타국의 배, 특히 미국배를 영국 해군과 사략선이 맘대로 수색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먼저 통과시킨다. 크롬웰의 항해조례가 버젓이 살아있던 해양제국 영국 사람들의 애국심을 자극해, 간접적으로 노예무역의 경제적 기반을 먼저 파괴한 것이다. 이로 인해 선박을 활용한 노예무역은 사실상 금지되고, 노예상들은 경제적으로 파산지경에 이른다.

시간이 흐르면서 대세는 노예제폐지로 기울었고, 마침내 법안이 통과되던 그날, 영국 의회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압도적인 찬사와 박수가 윌리엄 윌버포스 개인에게 쏟아졌다. 죽기 열흘 전, 평생의 숙원을 이룬 그는 절친 소 피트와 함께 웨스트민스터에 영광스럽게 안장되었다. 아마도 그의 장례식에서 존 뉴턴의 “Amazing Grace”가 울려퍼지지 않았을까?

돌아가신 김대중 대통령의 육성을 직접 들을 기회가 두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매번 강조되던 말이 있었다.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이다. 뜨거운 마음과 열정만 가지고 달려들어봐야 세상의 쓴 맛을 보고 깨질 뿐이다. 한탄하고 회피해봐야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현실에 대한 치열한 응전과 고민 끝에 “상인적 현실감각”을 터득해야, 진짜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수많은 위인들의 삶이 증명해주는 것 같다.

얼마전 말씀나눈 우리나라 벤처 1세대의 큰 어른이 해주신 말씀이 기억난다. “종대씨는 아직 제대로 손에 물을 뭍혀보지 않았잖아요?” 백번 맞는 말씀이다. 머리로, 가슴으로, 입으로, 펜대로 떠들어봐야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손에 물을 묻혀야 한다. 놀라운 은혜(Amazing Grace)는 물 묻은 손에서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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