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자가 살아남는 법, 사회적 논란에서 빗겨나라

정확히 1년 전에 서울경제에 송고했던 기고문 원문을 블로그에 올려봤다. 이 글을 쓰던 1년 전만 해도 우버는 굉장히 핫했고, 이 글을 쓰면서 혹시 우버가 국내시장에서 대성공하게되서 내 말이 틀리게 될까 살짝 걱정되기도(^^) 했었다. 안타깝게도 지난 1년 사이에 일어난 여러 이벤트들로 인해, 우버 특히 우버X 애용자였던 나는 국내에서 우버를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혁신자가 사회적 논란과 빗겨탄다는 건 어쩌면 형용모순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의 갈등 대신, 상승의 “기세”를 만들어 이해관계자들을 함께 태워 날라갈 수 있어야 진짜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것 같다.

배달의민족의 최근 행보는 그런 면에서 매우 관심이 간다. 기본적으로 시장교란적일수밖에 없는 O2O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키워가면서, 주요 이해관계자들인 소상공인(SMB)들에게 수수료0원과 버스/TV광고 등으로 묶어내고 있다. 싸움은 이렇게 해야 한다.


 

고급 택시를 스마트폰 앱 클릭 몇 번에 호출해주면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앱 서비스 우버가 한국 시장에서 시련을 겪고 있다. 기존 택시 사업자들 및 택시기사들의 반발은 물론이고, 국내법 위반 논란을 불러오면서 서울시가 우버 앱 차단을 언급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최대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가 가칭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적극 추진하기로 하면서 애써 일궈놓은 시장마저 빼앗길 상황에 처했다.

우버 논란은 신기술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윤리적 논란을 담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행위자들의 대체 문제, 기존 법제나 윤리 및 규범과의 충돌 문제, 마지막으로 후발주자의 시장 탈취다.

1. 기존 행위자의 대체

세계적인 경제학자 슘페터는 “혁신 과정은 플레이어 교체를 반드시 유발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슘페터의 말대로, 혁신적인 기술들은 기존 행위자들의 먹을 거리를 빼앗으며 사회정치적 논란을 야기하곤 했다. 화포의 등장으로 설 자리를 잃은 중세 기사들부터 시작해, 자동차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잃은 우마차 기사들, 증기기관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잃고 기계파괴운동(러다이트 운동)을 벌인 노동자들 등, 파괴적인 기술혁신이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된 사례는 역사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버는 오프라인 상에서 이루어지던 택시 승하차 거래 행위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끌어들여 우버와 계약한 개별 택시기사들과 승객들을 직접 매개한다. 기존 택시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우버의 대중화로 플레이어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협을 느낄 만하다.

2. 기존 법제, 윤리 및 규범과의 충돌

기존 법제나 규범과의 충돌은 플레이어 교체만큼이나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사회변화상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을 만큼 법 제정 절차가 빠르지 않을뿐더러, 앞서 언급한 플레이어 교체 등 정치적 이슈와 맞물리면서 정치세력간의 이해관계가 개입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기, 라디오, TV등 수많은 기술들이 적게는 몇 년에서 많게는 수십 년 동안 법리적 진공상태를 경험했다. 가장 최근의 논란으로는 MP3 등장 후 음원 수익 분배 문제가 대표적이다.

3. 후발주자의 시장 탈취

마지막으로 후발주자의 대두로 혁신자가 도태되는 경우다. 앞서 언급한 MP3 음원 수익 분배 이슈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시장을 개척한 미국의 냅스터나 한국의 소리바다 등 음원유통서비스들은 결국 후발주자인 애플 아이튠스나 멜론, 카카오뮤직 등의 후발주자들에게 선두 자리를 내어주었다. 혁신적인 기술일수록 이해관계상에서 충돌하게 되는 행위자들이 많아지고, 이를 조율하기 위한 법제 정비나 사회적 공론 형성 등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든다. 이 과정을 버텨내고 선도자 지위를 지켜낸 기업은 매우 극소수다.

특히 후발주자들은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는 예민한 쟁점을 교묘하게 피해가며 시장에 파고들곤 한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저작권협회와 수익 분배를 협의한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나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오프라인 매장 등의 기존 플레이어들을 몰아내고 기술 혁신의 달콤한 과실을 독점했다. 기존 택시 사업자들을 통해 택시기사를 수급하겠다고 발표한 카카오도 우버가 맞닥뜨린 논쟁적 상황을 절묘하게 빗겨나고 있다.

스타트업/벤처 업계에는 “시장의 반 발짝만큼 앞서야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한 발짝 이상 너무 앞서나가다 보면 새로운 기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고, 혁신 과정의 사회적 논란을 맨 몸으로 맞으면서 고사하기 쉽다. 반면에 너무 뒤떨어진 기술을 가지고 나오게 되면 경쟁자의 시장 진입이나 수익률 악화로 성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기술 혁신 과정에서의 논란을 최소화하면서 시장의 비효율을 성공적으로 제거하는, 영민한 혁신가들이 많이 등장하길 기원한다.

서울경제에 송고한 글 원문입니다. 기고문 링크는 아래에 :)
http://economy.hankooki.com/lpage/opinion/
201408/e2014080420113548120.htm

혁신자가 살아남는 법, 사회적 논란에서 빗겨나라”에 대한 1개의 생각

  1. 핑백: 기계근육과 기계두뇌에 대한 우리의 자세 | Painespla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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