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치킨게임! 승자는 누구?

요즘 흥미롭게 보고 있는 배달의민족의 행보. 알리바바가 이베이를 중국에서 이긴 것도, 인터파크의 조그만 사내벤처였던 지마켓이 전자상거래 강자로 급부상한 것도 모두 수수료 싸움에서 파격적인 패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었다. 후발주자의 사다리를 걷어차면서, 플랫폼 앞단의 고객들의 위험부담을 감소시켜 end-user의 선택폭을 확대하는 것. 접근 방식 자체는 거의 유사하다고 보여진다. 다만 배달앱 시장 자체에 대한 여론이 생각보다 안 좋은 것 같아 걱정.

여튼 대담하고 흥미로운 도전에 박수를. 김봉진 대표님, 조성우 대표님 화이팅입니다 :)


7월28일 김봉진 배달의민족 대표가 결제 수수료를 0%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배달의민족

7월28일 김봉진 배달의민족 대표가 결제 수수료를 0%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배달의민족

배달앱 시장 최강자를 건 치열한 치킨게임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대회전이 벌어지고 있는 주요 전장은 수수료, 그리고 배송, 그리고 상품구성이다.

지난 달 28일 배달의민족은 건당 5.5%에서 9% 선으로 책정되어 있던 앱내 바로결제 수수료를 0%로 인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당사의 주요 수익원은 바로결제 수수료가 약 30%, 파워콜과 울트라콜 등 서비스 내 광고가 50%, 나머지는 외부결제 수수료다. 매출의 약 30%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더 적극적으로 시장 규모를 키우겠다는 선언이다.

이와 더불어 배달의민족은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인 배민프레쉬와 외식 배달 서비스인 배민라이더 등 특정 버티컬의 배송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로 신규 가맹점을 확보하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상품구성과 배송 면에서 차별적 경쟁우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이 발표가 있던 바로 다음 날인 7월 29일, 주요 경쟁사인 요기요 측에서는 변동비 성격의 바로결제 수수료와 외부결제 수수료를 건당 0%로 하면서 대신 월간 고정비를 받는 신규 가입정책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817개의 가맹점을 대상으로 7월 1일부터 테스트 중이며, 오는 8월 중에 모든 가맹점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틀에 걸친 두 회사의 폭탄 선언은 국내 O2O 분야 최대 유망주라 할 수 있는 다음카카오의 시장진입에 대한 선제적인 포석이기도 하다. 다음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택시를 성공적으로 런칭하면서 우버, 리모택시, T맵택시 등의 경쟁사들에게 큰 위협이 된 바 있다.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배송 서비스를 전개하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응용 서비스와 광고 상품을 접목시킨다면 국내 배달앱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기에 충분하다.

세계적인 경영전략 학자 마이클 포터는 경쟁 우위 구축을 위한 기본 전략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가격을 더 싸게 하는 ‘비용우위(cost leadership) 전략’, 자사 제품과 서비스만의 독특한 차별점을 강화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차별화(differentiation) 전략’, 그리고 특정 고객층이나 지역, 시장 등 한정된 영역에 기업의 경영자원을 집중하는 ‘집중화(focus) 전략’ 등이다.

배달의민족이 택한 전략은 위의 세 가지에 모두 해당한다. 수수료를 낮춰 비용우위를 얻고, 신선식품이나 유명맛집 음식 등 음식 및 식재료 배송(HMR)에 집중하며, 새벽에 배송하거나 전용 배송함 등을 소비자 집에 설치해 차별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이다.

시장 선도자였던 옥션을 지마켓이 단기간에 따라잡았던 데에도 비슷한 방법이 활용되었다. 지마켓은 등록수수료와 판매수수료를 둘 다 받고 있었던 옥션과 달리, 등록수수료를 무료화 하면서 가격우위를 차지했다. 당시 오픈마켓 판매자들은 등록수수료 부담이 있던 옥션보다 지마켓에 먼저 상품을 올려 소비자 반응을 테스트해본 후, 반응이 좋은 제품을 선별적으로 옥션에 올리는 방법을 택하곤 했다. 여기에 이효리 등 유명 스타가 제품을 선정해 주는 스타샵 등 차별화된 제품 구성을 통해 어필하면서, 후발주자인 지마켓은 옥션을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있었다.

중국의 커머스 공룡 알리바바의 성공 비밀도 수수료 인하를 통한 가격우위 전략에 있었다. 알리바바의 오픈마켓 타오바오는 등록수수료와 결제수수료를 모두 무료화하면서 시장지배자이던 이베이를 단기간에 따라잡고, 급기야는 중국시장에서 철수시킨다. 대신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했고, 부가적인 차별화를 위해 유명한 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나 티몰, 주화수안, 위어바오, 알리클라우드, 알리마마 등을 덧붙여 알리바바만의 생태계를 구축해 경쟁자와 차별화했다.

모든 경쟁이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로 시장 경쟁은 소비자들에게 유익하다. 요식업 판매자들은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고객을 얻을 수 있고, 배달앱 이용자들은 더 많은 음식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월간이용자 500만, 연간 1조원 규모 매출의 배달앱 시장, 치킨 게임 끝에 이 시장을 제패할 최강자는 누가 될까? 답이 날 때까지 그리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에 송고한 글 원문입니다. 기고문 링크는 아래에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4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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