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수혈하다, 해외 금융기관의 핀테크 스타트업 대하기

지문인식 본인인증 기술 체험하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 전문 은행이 지난 11월 29일 예비인가를 받았다. 인터넷 전용 증권사인 키움증권이 설립된지 15년 만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1995년에 첫 인터넷은행이 설립되었으니, 우리는 무려 20년 늦은 셈이다. 이웃나라 일본도 15년 전인 2000년에 인터넷 전문은행이 처음으로 설립되었고, 현재 6개의 은행이 성업중이다.

이처럼 법적인 제약과 사회적인 여건이 무르익기까지 오랜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해외에서는 비대면채널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은행이 기존 금융사들과 핀테크 스타트업들과 시너지를 내며 순항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의 중심에 주요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 금융기관들이 새로 떠오르는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해 취하고 있는 포지션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로 개방, 둘째로 제휴, 셋째로 보육 및 내부화다.

먼저 개방의 경우,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외부 핀테크업체에 공개하고, 보유한 지적재산권 및 시스템 공유 및 내부 전문가의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을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여 고객 기반을 확대하여 혁신 핀테크 기업들을 자사 영향권으로 흡입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내부 시스템의 소스코드를 협동 프로그램 개발 플랫폼인 깃허브(GitHub)에 공개해 외부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스페인 2위 규모의 BBVA 은행은 이노바챌린지(Innova Challenge)라는 핀테크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신생 업체가 은행 보유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신규 플랫폼과 모바일 앱을 개발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 라이크 수에 따라 이자를 높여주기로 유명한 독일의 피도르 은행은 외부 핀테크 업체가 은행 내 모든 시스템과 연계할 수 있는 운영시스템인 피도르OS(FidorOS)를 제공하며, 트위터를 통한 소액 송금서비스, 24시간 긴급대출 서비스, 그리고 7개국 통화로 환전이 가능한 당좌예금계좌 서비스를 핀테크 업체와 공동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

둘째로 제휴가 있다. 기성 금융 대기업들은 핀테크 스타트업과 제휴하거나 B2B 계약을 맺어 신규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부 역량 축적을 통한 자체 금융 혁신에 드는 시간 및 비용을 줄여 빠르고 효율적으로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도입한다. HSBC는 핀테크 기업인 잽(Zapp)과의 제휴를 통해 기존의 자체 서비스를 대체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구축했다.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눔(Noom)과 함께 올라잇 코치 앱을 개발해, 만보기로 기록되는 걸음 수와 식사 기록 중 건강에 좋은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건강마일리지’를 지급하고 있다. 몇 차례 소개한 바 있는 마스터카드와 비쥬얼디엔에이(VisualDNA)의 협력도 외주 계약에 따른 신규 심리평가모델(PSS) 도입 사례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보육 및 내부화다. 소위 ‘싹수’가 있는 기업을 미리 선별해 키우고, 전략적 투자 혹은 인수합병을 통해, 금융 대기업과 외부 핀테크 혁신기업간 피를 섞어버리는 것이다. 현재 주요 글로벌 은행의 1/3이 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벤처투자 조직과 벤처 투자기금을 조성한 상태다. 영국의 바클레이즈가 2014년 5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바클레이스 엑셀러레이터(Barclays Accelerator)는 핀테크기업을 선발해 최대 5만달러를 선투자하고, 13주 동안 집중 육성한 결과에 따라 다시 스타트업 10곳을 선별해 총 100억 달러를 투자한다. 스페인의 BBVA는 2013년 1월,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으로 핀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1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유망 핀테크 스타트업 발굴 콘테스트인 ‘BBVA 오픈 탤런트 6년째 운영 중이다. 마스터카드는 2014년 뉴욕에 핀테크 스타트업의 육성과 협업을 위한 ‘스타트패스(Start Path)’팀을 조직했다. 이들은 선정된 스타트업과 4개월간 시제품 개발한 후, 8개월간 시범서비스 운영하며 상품성을 검증한다.

위에 든 예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분명한 것은 해외 금융기관들이 시대 변화를 예민하게 받아들이며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내부에서 직접 혁신을 직접 주도하는 회사들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외부 혁신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내부 환경을 조성하고, 외부의 혁신적인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자사에 근접할 수 있도록 매력도를 증대시킨다는 일관성이 있다.

우리나라 금융은 우리 경제의 덩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되어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핀테크 혁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내외부 여건을 정비하기 위한 국내 금융기관들의 분발과 각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에 송고한 글 원문입니다. 기고문 링크는 아래에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4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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