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쳐IT] 소셜미디어로 대출받기 (1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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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페이스북 계정만 있으면 대출받을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대출 받으려면 이런 저런 서류를 많이 가져가야 합니다. 신분증은 기본이고, 등본, 인감증명,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재직증명서, 거기에다가 신용조회 동의에 이것저것 사인해야 할 것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Q) 그렇게 서류를 많이 받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네. 일반적으로 금융기관들이 대출할 때 이자를 받는데요. 은행들이나 저축은행, 캐피탈, 대부업체는 자기 돈으로 돈을 빌려주는 경우보다는 어디선가 돈을 빌려와서 고객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여기서 마진을 남기는 식으로 운영되는데요. 이것도 하나의 상품으로 본다면 상품을 구성하는 ‘원가’가 있게 마련입니다.
원가를 구성하는 건 크게 세 가지입니다. 자본조달비용, 운영비용, 그리고 부도율입니다. 자본조달비용은 돈을 빌리는 비용이고, 운영비는 말 그대로 금융 서비스 운영을 위해 들어가는 인건비나 임대료 등 기타 다양한 비용입니다. 마지막 부도율이 중요한데, 원금 전체를 놓고서 이 중에 대출자가 갚지 못한 액수만큼을 상각 처리 합니다. 비용으로 떼어 버리는 거죠.

Q) 자본조달비용이나 운영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같은데, 누가 갚을지, 갚을지를 판단해서 발라내는게 매우 중요하겠네요?

네. 빌리는 사람의 소득이 얼마인지, 재산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이 사람이 그동안 이자나 카드 값, 혹은 핸드폰 요금 같은 걸 얼마나 성실하게 잘 갚았는지, 많이 밀리지는 않았는지를 가지고 신용도를 평가하는 겁니다.

Q) 근데 이걸 페이스북 계정만으로 한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재산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빚이 얼마인지, 소득이 얼마인지도 모르는데도 이런 도발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는 회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소액대출 서비스인 렌또가 대표적인데요. 개인이 약 400달러에서 800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약 40에서 90만원 사이의 돈을 빌리려 할 때, 개인의 과거 금융거래 내역 같은걸 따로 조회하지 않고, 대신 대출자의 페이스북이나 링크드인 등 소셜미디어 계정 연동을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Q) 말씀주신 대로라면 떼이기 십상일 같은데요? 소득도 모르고, 재산도 모르고, 과거에 돈을 얼마나 갚았는지도 모르잖아요?

그렇죠? 하지만 놀랍게도 이 서비스의 부도율, 즉 돈 떼일 확률이 5%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개인신용평가사들이 예측하는 평균 부도율이 대략 2% 수준입니다. 그중 신용이 안좋은 분들이 주로 이용하시는 소위 2, 3금융권, 즉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면 10에서 15% 정도 부도가 나거든요. 말씀하셨던 것처럼 금융관련 정보를 따로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5% 수준의 부도율을 기록한다는 건 꽤 대단한 수치라고 봐야 합니다.

Q)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나요?

네. 아주 간단한 가설입니다. “신용도 높은 사람의 친구는 높은 신용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는 거죠. 뒤집어 말하면, 렌또 서비스 이용자 중 돈을 잘 안 갚았던 사람의 친구라면, 그 사람도 돈을 잘 안 갚을 확률이 높다는 겁니다.

Q) 페이스북 친구도 함부로 수락하면 안되는 거네요?

렌또 서비스를 쓰려면 그렇겠죠. 사실 굉장히 간단한 가설이 깔려있는 것인데요. 옛말에 “유유상종”이라고 하잖아요? 신뢰도 높은 사람들은 서로 깊이 교류할거라는 거죠. 믿고 의지하고 서로 얼마나 밀도 있게 소통하는지를 계량화할 수 있다면, 이 ‘유유상종’의 사회적 구조를 잡아낼 수 있는 거구요.  우리나라의 경우, 페이스북도 페이스북이지만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같은 메신저 상에서 친구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이 대화하고 있느냐를 잡아낼 수 있다면, 렌또와 유사한 모델로 신용평가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카카오가 인터넷전용은행 진출을 시도하고, 우리은행이 갑자기 위비톡이라는 메신저 서비스를 들고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Q) 그렇군요. IT 금융이 굉장히 밀접하게 만날 수밖에 없겠네요.

렌또와 같은 회사를 핀테크 기업이라고 하죠. 핀테크란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스와 기술을 뜻하는 테크를 합친 단어입니다. 모바일,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최근 등장한 신기술들을 금융에 접목하는 회사들이죠. 해외 핀테크 기업들 중에는 이런 다양한 기술적 진보를 활용해 신용을 새롭게 평가하는 대안적 신용평가방법론을 도입한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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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군요.  렌또 외에도 새로운 신용평가 방식을 쓰고 있는 다른 사례가 있나요?

물론입니다. 심리테스트를 진행한 후, 개인의 성격 유형에 따라 대출금리나 한도를 조정해주는 모델도 있습니다. 미국의 페이오프가 대표적인데요. 심리학자가 설계한 10개의 심리 모델에 따라 대출자를 분류하고, 금리나 한도를 조정합니다. 예컨대 ‘어드벤처러’ 즉 모험적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는 한도를 적게, 금리는 높게 가고요. ‘아키텍트’, 즉 건축가처럼 꼼꼼하게 하나하나 따지는 사람에게는 한도는 더 크게, 금리는 낮게 가는 식입니다.
미국의 랜딩클럽과 같은 P2P 대출 업체들은 대출 신청자가 신청할 때 신청서에 입력할 항목들을 너무 빠르게 입력을 하거나, 새벽 3시경에 신청하는 경우 부도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어떤 인터넷 브라우저로 접속하는지, 혹은 이메일 계정으로 어떤 회사 서비스를 이용하는지도 반영됩니다.  신청서를 영어 대문자로 쓰거나 소셜 계정에 주로 대문자를 사용하면 이 경우에도 부도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Q) 대문자를 쓰면 신용도가 떨어진다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영어의 경우, 대문자와 소문자를 쓸 때 다소 까다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문장 맨 앞이나 고유명사는 대문자로, 그 이외의 일반명사나 동사, 다른 품사들은 소문자로 씁니다.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대소문자 구분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수준, 즉 문화자본이 적다는 것은 경제자본, 즉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낮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부도율이 높다고 예측할 만한 부분이죠.

Q) 듣다 보니 한편 무서워지기도 하는데요. 우리나라 문법상에서도 비슷한 찾아볼 수도 있겠네요?

네. 예컨대 비속어를 많이 사용한다든지, 띄어쓰기를 잘 못 한다든지, 한글 자모 중 초성만 쓴다든지, 맞춤법을 틀린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영어 대문자와 비슷한 효과를 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그렇군요. 이렇게 대안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를 하는 서비스들이 해외에는 많은데요. 문제는 없을까요?

제일 중요한 건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과하게 침해 받을 수 있다는 부분일 것입니다.  어떤 행동을 평소에 하는지가 그대로 금융거래에 반영될 수 있다는 거니까요. 이런 정보가 자칫 유출된다면 하다못해 개인의 성적인 취향이나 민감한 정보, 병력사항 등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용정보나 개인정보, 금융정보 제공 시 소비자에게 금전적으로나 사용경험상에서 분명한 편익을 제공하는게 가장 기본이고요. 사전 동의나 설명을 꼼꼼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안 면에서도 사기탐지시스템(FDS)이나 블록체인 등 보다 진일보한 기술을 활용해 소중한 고객정보가 잘 보호될 수 있게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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