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쳐IT] 유니콘 리스트 (1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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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corn-lineup

Q)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혹시 유니콘을 아시나요?

Q) , 하나 달린 , 일각수 아닌가요? 유럽 중세 전설 속에 나오는

네 맞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3년 미국의 투자가 에일린 리가 이 단어를, 기업가치 10억을 넘긴, 즉 우리 돈으로 1조를 넘긴 스타트업으로 재정의한 후, 스타트업 판에서는 우량 스타트업을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유니콘처럼 흔하게 보이지 않는, 그러면서도 매력적인 스타트업이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기업가치 100억달러, 즉 우리 돈 10조를 넘긴 초 우량 스타트업은 데카콘, 즉 뿔이 10개 달린 유니콘이라고 부릅니다. 유니콘보다 10배 더 기업가치가 높다는 뜻입니다.

File illustration picture showing the logo of car-sharing service app Uber on a smartphone next to the picture of an official German taxi sign

Q) 유니콘이라저희가 들어봤던 회사들도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숙박공유서비스인 에어비앤비, 택시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세계적인 차량공유서비스인 우버, 파일공유 클라우드서비스인 드롭박스,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며 스마트폰 및 가전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중국의 샤오미 등이 대표적인 데카콘 입니다.
미국의 스타트업 전문 리서치업체 CBInsight가 전세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전 세계의 유니콘 스타트업 수는 총 163개로, 미국 회사가 94개로 전체의 약 57.7%, 중국회사가 31개로 전체의 19%, 인도가 7개, 독일이 5개, 영국이 4개 순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3개로 공동 6위 정도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유니콘 수는 에일린 리가 처음 유니콘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던 2013년에 38개 수준이었는데요, 3년만에 거의 4배 이상 늘어나는 등,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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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군요. 여튼 우리나라 유니콘 수가 세계 6위라니, 세계적으로 봤을 우리 스타트업들이 크게 밀리는 편은 아닌가 보네요? 우리나라 스타트업들 중에 유니콘이나 데카콘으로 꼽을 만한 회사는 어떤 회사가 있을까요?

아직 데카콘, 즉 10조 이상의 회사가치로 평가받는 회사는 없습니다. 물론 네이버 라인을 국내 회사로 본다면, 라인이 현재 11조 정도로 평가받고 있어 데카콘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일본 베이스인데다가, 네이버 자회사다 보니 스타트업으로 분류하긴 어렵겠습니다. 2년전 다음과 합병하면서 코스닥에 상장하게 된 카카오도 현재 회사가치 약 7조로 대표적인 유니콘이지만,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가치도 함께 섞여 있어서 해외에서는 유니콘으로 분류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스타트업 붐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몇 군데의 유니콘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소셜커머스 3사 중 승자로 떠오르고 있는 쿠팡이 약 5조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작년에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습니다. 전 세계 23위 수준입니다.
스타트업 연합군을 표방한 옐로모바일도 얼마전 글로벌 경제지인 포브스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약 40억 달러, 우리돈으로 약 4조 5천억에 달하는 회사로 평가받았습니다. 세계 32위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CJ게임즈로, 넷마블에서 분사해 별도 상장 기회를 보고 있는 모바일 게임 전문 회사입니다. 세계 66위입니다.
잠재적으로는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중심으로 한 푸드테크 기업 우아한형제들, 그리고 소셜커머스 시장을 분점중인 티몬과 위메프, 부동산 O2O에서 직방, 다방, 야놀자, 핀테크에서 옐로금융그룹이나 간편송금서비스 토스를 서비스중인 비바리퍼블리카 등이 유니콘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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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군요. 스타트업 붐으로 회사가치가 오른거라면 좋은 아닌가요?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이렇게 유니콘, 혹은 데카콘으로 평가받는 회사들 중에 아직 이익을 내는 회사가 그리 많지 않다는게 문제입니다. 사실 대부분은 천문학적인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치를 높게 평가받게 된데에는 2000년대 초 등장한 IT기업들의 전혀 다른 성장패턴 때문입니다.
여기엔 소위 말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격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의 비즈니스는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의 성격을 뗬습니다. 어떤 유무형 자산과 인력을 보유한 기업이, 그 생산수단들을 잘 활용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합니다. 때문에, 이 기업이 보유한 자산가치와, 현재 만들어내고 있는 영업이익, 순이익 등 재무적 지표들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반면 2000년대 이후 성행하고 있는 플랫폼비즈니스는 이와 양상이 조금 다릅니다. 지식이나 정보, 콘텐츠를 공유하는 어떤 플랫폼의 가치는 그 플랫폼의 참가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맷캘프의 법칙이라는 게 있는데요. 다시 말하면, 플랫폼 가입자 수, 혹은 플랫폼에 얹혀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서비스 생산자, 플랫폼 인터페이스 공급자들이 늘어날수록 플랫폼의 가치가 올라갑니다. 그러다보니 상당히 오랜기간 적자를 보는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가입자 수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나도록 일단 회사를 키워놓은 다음에, 여기에 다양한 서비스를 붙이면 갑자기 매출이 천문학적으로 뛰기 시작하는 겁니다. 주식시장 상장 후 많은 비판을 받았던 아마존이나 페이스북, 구글 등의 현재 가치는 십수 년이 지난 지금 최소 몇십 배에서 백배를 넘습니다.

 Q)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난감해지는 상황이군요

그렇죠. 투자자들 입장에선 회사 가치가 얼마냐를 정해야 그 회사에 투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회사가치의 몇 퍼센트 정도 되는 주식을 신규로 발행하거나 혹은 기존 주식을 매입하면서 회사에 현금을 공급하는 식으로 투자가 이뤄지는데요. 기업가치 평가에 이처럼 상당부분 모호한 부분이 생기면서, 과거처럼 이익이 안 나는 회사라고 해서 부실회사로 보기 어려워 진거죠. 그래서 2010년경 회사가치를 평가할 땐, 가입자 수에 몇 달러 씩 붙여 회사 가치를 평가하거나, 혹은 적자 액수가 천문학적이더라도 PSR, 즉 매출 기준으로만 회사 가치를 평가하거나, 혹은 전통적인 투자 지표인 PER, 즉 주가수익률로 말도 안되게 높은 수치, 즉 30에서 100 이상을 적용해 회사가치를 평가해버리는 일이 생겨나게 되었죠. 이를 실리콘밸리에서는 FOMO라고 합니다. Fear of missing out, 즉 좋은 기업을 놓쳐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입니다.
유니콘 기업 수가 늘어난 데에는 우량 기업들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이처럼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법론이 굉장히 모호해진 까닭도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분위기도 일조합니다. A회사가 회사가치 얼마에 자금을 얼마 조달했으니, B회사도 여기에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식으로 가치가 서로 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소위 말하는 ‘버블’이 형성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심각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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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군요. 우리 스타트업들 사이에서도 문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유니콘 기업들이 위험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요?

신제품 개발 플랫폼으로 각광받던 쿼키라는 유니콘은 작년말 파산했고, 메모 앱으로 유명한 에버노트는 인력을 18% 이상 감축했습니다. 트위터도 주가하락 및 실적악화 끝에 CEO가 교체되고, 세계적으로 감원 진행중입니다. 파일공유 서비스 드롭박스도 위기라는 설이 나오면서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최근 드롭박스의 회사 가치를 약 24% 평가절하하기도 했습니다. HR솔루션회사 제네핏도 약 250명을 감원하고 대표이사가 교체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증시에 상장한 유니콘 49개 중 11개의 주가가 상장시보다 하락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유니콘 기업들이 상장을 머뭇거리게 되는 흐름이 실리콘밸리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버나 팔란티어, 에어비앤비 등이 대표적입니다.
문제는, 상장을 통해 자본시장에서 대량의 현금을 조달해야 기업들이 운영자금 및 신규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데, 이게 막힐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비상장 기업들 투자 시 주로 쓰이던 RCPS, 즉 상환전환우선주와 같은 주식 취득 방식의 투자가 아니라, 전환사채(CB) 즉 기업에 채권을 발행해주는 식으로 투자방식이 바뀌어 가는 조짐도 있습니다. 전환사채는 발행시점엔 채권, 즉 빚인데요. 일정 시기가 지나면 채권자가 특정 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분위기가 “너희 회사가 유망하니 너희 회사 주주가 될게” 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일단 돈만 빌려 줄게, 잘 되면 주식으로 바꾸자”로 바뀐 겁니다. 투자자들의 위험회피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거죠.

Q) 우리나라 상황은 어떤가요??

대표적인 유니콘인 쿠팡과 옐로모바일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쿠팡은 2015년에 1조 1300억 매출에 영업손실이 무려 5470억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이 3배 뛰는 사이 적자가 4배 늘었습니다. 쉽게 말해 만원 벌 때 5500원을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는 거죠. 물론 투자자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쿠팡의 인상적인 매출 성장세를 극찬하면서 시장에서의 불안감은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내실있는 성장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입니다.
가장 문제는 옐로모바일입니다. 옐로모바일은 2015년에 매출 3181억, 영업손실 467억원, 영업외비용을 포함한 당기순손실은 무려 838억원을 냈습니다. 기업간 인수합병 과정에서 일종의 상가 권리금이라 할 수 있는 ‘영업권’이 약 2천억원이나 잡혀있는게 문제고, 작년에 쓴 광고비 약 730억원이 비용 대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 시장의 중평입니다. 거기에 상장 시도가 계속 지연되면서 장외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약 4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1/4 토막이 난 심각한 상황입니다. 투자를 유치하기는 했지만 그나마 CB 투자이고, 단발성으로 돌려막기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금융회사 골드만삭스가 투자하기도 했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작년에 매출 495억, 영업손실 24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도 2배 못되게 늘었고, 영업손실도 비슷한 비율로 늘었습니다. 월간 순이용자가 약 300만 명으로, 광고비 수백억 투입에도 크게 늘지 않은 게 문제로 꼽힙니다. 약 570억원을 추가 투자받으면서 숨통이 트인 상태죠.

Q) 그나마 유망하다고 꼽히는 비즈니스들 중에 이익을 내는 회사가 하나도 없네요.

그렇습니다. 2000년대 초 IT 버블을 상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때도 실제 이익을 내는 회사는 별로 없었지만, 회사 가치만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었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이 큰 피해를 봤었죠. 그나마 실리콘밸리나 중국 업체들 중에는 이익을 내는 회사가 꽤 있습니다. IT버블에 그나마 잘 대응해서 배운게 있는 셈입니다. 그 때보다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의 풀도 더 두텁습니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의 방만한 경영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내실있는 기업이 그때보다 더 많이 늘어났느냐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벤처기업 수가 3만개를 넘으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여전히 몇몇 유망 업체들이 투자를 유치하고 있긴 합니다만, 금년 1분기 기준으로 투자 액수나 건수가 확연히 주는 등 확실히 투자가 침체되고 있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와 준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스타트업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습니다. 공룡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중소 스타트업들의 영역으로 파고들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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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공룡 IT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카카오의 카카오택시나 대리운전 서비스가 리모택시 등 스타트업 아이템을 모방한 거라는 건 유명한데요. 여기에 추가로 간편송금서비스인 토스를 모방한 간편송금 서비스를 최근에 카카오톡에 내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헤어샵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유사 서비스를 출시한 스타트업과 경쟁에 돌입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파머로 농산물 거래 시장에 진입하려고도 하고 있고요.
네이버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맛집검색서비스 윙스푼과 쿠폰 서비스 등이 스타트업 서비스와 겹친다며 논란이 되자 서비스를 접었고, 스타일공유 SNS인 워너비가 스타트업 스타일쉐어와 겹친다고 비판받자 상생협약을 체결했던 네이버는, 최근 라이브 동영상 앱인 V앱이나 농수축산물 판매 서비스 푸드윈도 등으로 스타트업 영역에 다시 파고들어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스타트업 생태계에 공룡들이 들어오면 다시금 생태계가 황폐해질까 우려됩니다.

 Q) 하지만 결국 경쟁해서 살아남는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네 물론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자가 강한 것이다” 라는 말도 있죠. 큰 회사와 싸워가는 과정에서 작은 회사들이 유니콘으로, 그리고 데카콘으로 커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일단 스타트업들은 허황된 회사 가치나 투자액수에 매몰되지 말고, ‘바퀴벌레’의 근성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작더라도 무조건 매출과 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짜고 실행해야 합니다. 비용 구조도 스타트업 답게, 헝그리하면서도 현명하게 잘 설계해야겠죠. 큰 기업과 맞닥뜨릴때도 큰 회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민첩한 스피드로 결정하고 실행하는 유목민 마인드로 접근해야합니다.
큰 회사들은 좀 더 큰 회사답게 접근했으면 합니다. 스타트업 골목상권보다는, 해외시장을 좀 더 대담하게 공략해 주셨으면 합니다. 작은 한국시장보다는, 더 넓은 세계 시장에서 사업성과 수익성을 증명한 유니콘, 더 나아가 데카콘, 이보다 더 큰 규모의 회사를 일컫는 ‘드래곤’으로 성장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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