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맨의 시대, 장인(匠人)들의 재림

현실 아이언맨 일론 머스크, 앱등이의 아버지 스티브 잡스, 미펀을 끌고 다니는 대륙의 실수 샤오미레이쥔. 공통점은 이들이 ‘덕후’라는 겁니다. 사용자경험(UX)을 넘어 소비자경험(CX)까지 완벽히 만족시키려면 디테일 하나하나에 끝까지 천착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화적 상징들이 탄생합니다. 그리고 이 상징들은 열혈팬들을 강력하게 묶어냅니다. 그들의 지갑을 열어내는데 이만한 핑계도 없겠죠.

기계근육과 기계두뇌(관련글 링크)가 중요해지는 시대입니다. 앞으로의 경영환경을 잘 헤쳐나가려면 곳곳에 등장할 덕후들과 그들의 덕후감성을 어떻게 자극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덕후가 성공하면 장인(craftsman)이 될 수도 있겠지요.

덕심의 핵심은 “쓸고퀄(관련글 링크)“의 디테일 + “희소성”이라 봅니다. 이제 상품과 서비스는 사방에 너무 흔하고, 그래서 차별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희소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다른 문화적 상징을 끌어오는게 중요해질겁니다.

장인(상위문화) 혹은 덕후(하위문화) 감성을 잘 이해하는게 그래서 더욱 더 중요해질거라 생각합니다. 그 중 가장 강력한 상징은 사람 그 자체가 될거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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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역대 최대 크라우드펀딩 쇼였다. 지난 3월 31일 공개(unveiled)된 테슬라의 새 전기차 모델3는 예약 주문 개시 약 하루 만에 25만 대, 4월 19일 기준으로 약 40만대를 팔아 치웠다. 미화 약 1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6조의 매출을 미리 확보했다.

사전 예약을 하려면 미화 1,000달러, 우리 돈 약 115만원을 테슬라 측에 예치해야 한다. 제품은 내년 말에나 받을 수 있고, 한 사람 당 최대 2대만 주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도 안 되는 사이 테슬라가 전 세계의 열성 소비자들로부터 끌어들인 현금만 무려 4억달러 이상이다.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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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아이언맨’으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가 그 중심에 있다. 그는 10대 때 일찍이 인류의 미래를 혁신할 것으로 인터넷, 우주진출, 청정에너지를 꼽았고, 평생에 걸쳐 세 가지 분야에서의 혁신을 우직하게 추진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인터넷 결제에 주목해 페이팔을 성공시킨 그는, 우주 진출을 위해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스페이스X는 연이은 로켓발사 실패 끝에 지난 해 12월에 우주에 나갔던 로켓 발사체를 그대로 회수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고, 올해 4월 8일에는 바다 위에 뜬 바지선 위에 로켓을 수직 재 착륙 시키는데 성공해 놀라움을 샀다. 한편 테슬라를 창업해 무려 10년 이상 시장의 불신과 싸운 끝에, 결국 압도적 성능의 친환경 전기차를 본격 양산하기에 이르렀다. 태양광 발전을 이용한 진공 초고속열차인 하이퍼루프 개발을 주도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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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기상천외한 행보는 애플의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게 한다. 제품이나 회사의 브랜드보다 더 강력한 CEO의 브랜드 파워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 키노트 맨 뒤의 ‘하나 더(one more thing)’라는 멘트 뒤에 이어질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기대하며 밤잠을 설치던 애플 매니아들과, 출시도 되지 않은 일론 머스크의 차에 선뜻 1,000달러를 결제해버리는 테슬라 팬들은 어딘가 모르게 닮아있다.

CEO와 그가 이끄는 브랜드에 대한 강력한 팬덤이 생성되기 위한 선결 조건이 있다. 브랜드 팬덤은 온갖 개인적 역경과 비즈니스상의 난관을 극적으로 돌파해가며 파괴적 혁신을 주도하는 몇몇 선구적 기업가들이 만들어내는 아우라에 깊이 감화된 사람들이다. 그들이 동경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일반적인 제품들보다 성능이 압도적으로 우수하거나, 심미적으로 매우 아름다운 경우가 많다. 아주 작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사용자경험을 개선하려 했기에 이를 누구보다 먼저 경험하기 위해 ‘덕질’을 즐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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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혁신가들은 과거의 장인(匠人)들에 견줄 만하다. 완벽한 청자(靑磁)가 나올 때까지 B품 자기를 망치로 내려치던 도공이나, 인(寅)이 네번 겹치는 인년 인월 인일 인시에만 나올 수 있다는 사인검 (四寅劍)을 벼리던 대장장이가 그러하다. 이들 또한 ‘덕후’다.

장인적(匠人的) 기업가들의 제품과 서비스엔 기능적 편익을 뛰어넘는 정서적 편익과 가치가 배어든다. 소비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때의 사용자경험(UX)뿐 아니라, 소비하는 행위(CX) 자체에서 느끼는 가치몰입을 즐기게 되고, 브랜드가 내뿜는 아우라에 응집되어 브랜드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결과적으로 비즈니스를 탄탄히 지탱한다. 이들의 ‘덕질’은 다분히 종교적이기도 하다.

기업가와 열광팬들은 ‘덕후’의 감성을 매개로 강하게 결합된다. 이들은 기업가가 진정성(authenticity)과 고유의 캐릭터를 고수하는 한, 도덕적인 스캔들이나 비즈니스 실패로 치명상을 입더라도 강력한 버퍼가 되어준다. 혼외자식 문제나 이사회에서의 축출 등으로 구설에 올랐던 스티브 잡스에게 아이팟과 아이폰이라는 극적인 반전이 가능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쉽지만 우리나라엔 “그 사람이 대표이기 때문에”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기업가를 찾아보기 어렵다. 겪은 역경과 장인정신만큼은 세계 어느 기업가들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기업가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 이들이 질곡과 같은 ‘헬조선’의 시장 환경을 뚫고, 혁신을 이끌어낸 장인적 기업가, ‘아이언맨’으로 우뚝 서게 되길 응원한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에 송고한 글 원문입니다. 기고문 링크는 아래에 :)
http://bit.ly/28OntzP

아이언 맨의 시대, 장인(匠人)들의 재림”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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