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쳐IT] 서든어택2, 제 2의 아타리 쇼크? 넥슨의 미래 (1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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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브컬쳐 IT. 오늘은 IT평론가 데이터블 이종대 대표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 다뤄볼까요?

게임회사 넥슨이 요즘 입방아에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창업자 김정주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여성비하 논란을 빚은 게임을 내고, 급기야는 거액을 들여 개발한 신작 게임을 불과 23일만에 폐쇄하기로 결정하는 등 좋지 않은 소식이 많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 회사를 다니는 한 지인이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뭔가 마가 낀 것 같다? 넥슨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문제는 뭔지 다뤄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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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창업자 김정주 회장

Q) 넥슨이라, 청취자 분들 중에 모르는 분들이 있으실지 모르니 한번 소개해 주실까요?

네. 넥슨은 2천년대 초반 벤처붐이 만들어 낸 스타 중 하나죠. 포털에 네이버와 다음이 있다면, 온라인게임 분야에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을 스타 중의 스타로 꼽습니다. 특히 넥슨은 게임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다중접속역할게임, 흔히들 MMORPG라고 하는 유형의 게임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낸 회사죠. 고구려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게임, “바람의 나라”가 바로 그것입니다.
또 하나 굉장히 의미있는 시도를 성공시킨 회사이기도 합니다. 바로 ‘부분유료화’라는 건데요. 설치는 공짜지만, 게임 안에서 부분부분 유료로 돈을 쓸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돈을 버는 겁니다. 이 부분유료화 모델은 현존하는 거의 모든 게임들이 채택할 정도로 대세가 되었는데, 이걸 전 세계에서 처음 시도한 것도 넥슨입니다. ‘퀴즈퀴즈’라는 2001년산 게임이었죠.
그 외에도 유명한 게임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마도 40대 이하 분들 중에서 넥슨이라는 이름은 생소할지언정 넥슨 게임을 해본 분들은 생각보다 많으실거예요. 일단 카트라이더, 조그만 카트에 타서 레이싱 하는 게임이죠. 물풍선이나 바나나를 던져서 상대를 방해하고, 자석으로 당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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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해본 20-30이 거의 없을 초 히트게임 카트라이더!

Q) 아아 . 저도 기억이 나는데요.

그 외에도 많습니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서든어택, 사이퍼즈 등 쟁쟁한 히트 게임을 많이 배출했죠. 우리나라 게임업계는 물론이고, 세계 게임업계에서도 당당히 거목으로 꼽을만한 자랑스러운 회사입니다.

 

Q) 그런 넥슨이 요즘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거잖아요?

그렇습니다. 언론에서 많이 보도된 진경준 검사장 관련 이야기는 이 코너 제목과 딱 맞지는 않아서 굳이 다루지 않겠습니다. 다만 기존에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회장에 대해 흔히들 은둔의 경영자라고 하죠. 회사에 가면 청소부 아주머니나 인턴사원이 못 알아볼 정도였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는데요. 여튼 본의 아니게 이제 전 국민이 얼굴을 알아보게 되어, 더 이상 은둔의 경영자라 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결국 회사가 돈을 벌어들이는 쪽에서 생긴다고 봐야겠습니다. 거금 300억원을 들여 만든 차세대 야심작인 서든어택 2가 지난 7월 6일에 출시되었는데요. 곳곳에서 엄청난 혹평이 쏟아졌고, 유저들도 재미 없다면서 외면하면서 급기야 불과 출시 23일만에 게임을 닫기로 결정했습니다. 9월 29일에 최종적으로 게임 서비스 종료하기로, 이틀 전인 7월 29일에 발표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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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일, 서비스 오픈 23일만에 서든어택2 종료 선언. 역대급 스피드…

Q) 그렇군요. 서든어택 2, 어떤 게임이죠?

쉽게 말씀드리면, 3차원 공간에서 서로 총이나 무기를 써서 싸우는 게임입니다. 이런 장르의 게임을 1인칭 슈팅게임, 즉 FPS라고 합니다. 이런 게임도 울펜슈타인 이라는 게임으로부터 약 20년이나 된 꽤 유서 깊은 장르인데요. 넥슨은 지난 2005년에 출시한 서든어택 1편을 내서 무려 106주 동안 PC방 사용량 순위 1위, 그리고 국내외 회원 수가 무려 3천만 명, 게임에 동시에 접속해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무려 35만명에 이르는, 그리고 이 FPS 장르 순위에서 무려 10년 동안 1위를 지키는 등 엄청난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서든어택 2는 이 서든어택의 후속작인데요. 일단 사용자들 입장에서 그래픽 조금 나아진 정도다, 전작과 거의 동일하다, 심지어 재미도 없다는 평이 쏟아지면서, 오픈 직후 PC방 점유율이 0.13퍼센트로 오픈때부터 반응이 안 좋았고, 점유율 순위에서도 10위권 밖으로 나가떨어지면서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이런 반응이 나오게 된 가장 큰 문제로 꼽는게, 과도한 과금유도, 즉 자꾸 돈을 쓰게 하도록 곳곳에 장치를 만들어 둔 거죠. 그리고 또 하나가, 지나친 선정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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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죽어야만 하는거니…

Q) 선정성이요? 1 일로 총을 가지고 싸우는 게임인데, 선정성이 들어갈 부분이 있을까요?

말씀하신 바로 그 대목 때문에 사용자들이 많이 돌아선 것 같습니다. 여성 캐릭터에 대한 설정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분명 전투에 나선 전투원 여성인데, 옷을 거의 걸치지 않은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여성 캐릭터인 미야, 김지윤 두 캐릭터가 특히 심합니다. 총을 맞고 사망한 장면에서 뭔가 성적인 행위를 연상시키는 자세로 쓰러져 있도록 설정한 겁니다. 피를 흘리는 곳도 뭔가 성적인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부위에서 피가 흐르도록 설정을 했습니다. 굉장히 무리한 설정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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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대세 오버워치!

Q)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그런 설정을 걸까요?

아마도 1인칭 슈팅게임, 총싸움 게임을 주로 남성 유저들이 할 거라는 생각에 이런 무리수를 두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여성 캐릭터를 선정적으로 묘사하면 남성 유저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우리나라 남성 게이머들이 그렇게 낮은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더군다나 서든어택 2보다 한두 달 빨리 출시된 해외 게임사 블리자드의 ‘오버워치’라는 게임이 엄청난 히트를 끌고 있는데, 이 게임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정말 전투를 할 것 같은 시점에 적절한 의상과 무기를 달고 등장해서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줬던 반면에 서든어택 2에서는 너무 무리한 설정을 하면서 게이머들의 반감만 불러일으켰던 겁니다.
여기에 전작과 그닥 다르지 않은 게임성, 그리고 더 재미있어질 만한 포인트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일단 게이머들이 “이건 재미없다”, “노잼!”이라고 선언을 해 버린 것입니다. 불과 23일만에 게임을 종료하기로 한 건 아마 몇십 년에 걸친 게임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Q) 그렇군요. 우리나라 최고의 게임 회사인 넥슨이 큰 곤경에 빠진 상황이네요?

넵. 다소 무리한 이야기를 좀 세게 해 보자면, 넥슨의 위기는 사실 한국 게임 산업의 위기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오래 된 위기 상황이 넥슨의 서든어택 2를 통해 불거진 걸로 봐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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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런가요? 어떤 면에서 그렇게 있을까요?

넥슨에 대해 지난 10년간 게이머들이 불러왔던 별명이 있습니다. ‘돈슨’, 즉 돈을 내라고 강요하는 넥슨이라는 뜻이죠. 과금을 지나치게 유도하려는 시도가 많고, 돈을 내서 캐릭터를 강화하거나 무기를 산 유저들이 더 큰 이익을 보도록 게임상의 밸런스를 잘 유지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돈슨’의 이미지를 가지고 왔던 회사가 어찌 보면 별 문제 없이 오랫동안 순항해 왔다는 것도 행운이라면 행운입니다.
넥슨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국내 게임산업에서는 돈이 많이 된다고 여겨지는 다중접속역할게임 류의, 판타지 세계관 속에서 전사, 마법사, 탱커, 힐러 등의 몇몇 캐릭터 조합으로 이어가는, 어디서 본 듯한 비슷한 게임들이 너무도 많이 찍혀 나왔었습니다. 이게 모바일 쪽으로도 이어져서, 게임성의 혁신보다는 비슷하게 돈 벌릴 것 같은 게임들이 마구 찍혀나오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면서, 게임에 몰입하는 유저들이 많이 떨어져 나가고 있죠.
반면 중국은 우리나라에서 게임을 사다가 퍼블리싱, 즉 배급만 해서 장사를 하던 게임 회사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고 세계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쏘면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세계 최고의 모바일 게임 회사라고 하는, 클래시 오브 클랜을 만든 수퍼셀을 중국의 텐센트가 인수하기도 했죠.
전통의 강호인 미국과 일본에서도 우리나라 게임을 빠르게 따라오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혁신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2주 전에 소개드렸던 포켓몬 고 기억하시죠?

Q) 네 기억합니다. 증강현실 게임이죠?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시도를 하고, 뭔가 산업을 혁신하려는 시도가 계속 나오고 있는 거죠. 물론 우리나라라고 그렇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혁신을 시도하려는 분위기나, 이를 장려하는 문화가 아무래도 해외보다 약하다는게 중평입니다. 이번 서든어택2 사태는 오래 곪았던 고름이 터져나온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미국 게임업계를 초토화시켰던 사건이 있어요. 1982~3년에 터졌던 ‘아타리 쇼크 (나무위키 링크 참고)’입니다. 미국의 게임시장을 주도하던 아타리 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심지어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선망해서 이 회사에서 일하기도 했던 혁신 회사였죠. 근데 이 회사가 수익성에 집착하게 되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질 낮은 게임을 마구 찍어내기 시작한 겁니다. 2~3주만에 개발자들을 다그쳐서, 그래픽도 안 좋고, 무슨 게임인지도 모를 게임들을 마구 만들어 내면서 서서히 시장의 신뢰를 잃어갔습니다. 물론 그 사이 매출은 올랐죠.
게이머들의 불만이 어느 순간 빵 하고 터져나오기 시작한 게, 오락실 게임으로 유명한 팩맨입니다. 오락실 게임 라이선스를 사와서 가정용 게임기 패키지로 만들었는데, 그래픽 질도 너무 낮아지고, 음악도 엉망이고, 게임에 오류도 많았습니다.
아타리가 망해버리는 결정타가 곧이어 터집니다. 스필버그의 명작 영화 ET를 게임으로 만든 건데, 이 게임은 그래픽이며 음악도 엉망이고, 당최 어떻게 게임을 하라는 건지 알 수도 없게 만든 겁니다. 그런 걸 잘 팔릴거라 생각하고 500만 카피나 찍었다가, 결국 뉴멕시코주 사막에 파묻고 말았죠.

 

Q) 이번 넥슨의 위기도, 80년대 미국 게임 산업에서 있었던 아타리 쇼크와 비슷하다고 수도 있겠네요.

네. 아타리쇼크의 여파로 흥하게 된 것이, 슈퍼마리오, 그리고 포켓몬 게임으로 유명한 닌텐도입니다. 게임산업의 주도권이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가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미국이 다시 게임업계의 강자로 재 부상하는데까지 걸린 시간은 약 20년입니다. 우리 게임업계도 이번 서든어택2 사태를, 제2의 아타리 사태 처럼 커지기 전에 빨리 수습하고 다시 혁신에 나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효자 상품이 이 게임 산업인데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Q)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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