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 대하여

prairie-679014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Now faith is being sure of what we hope for and certain of what we do not see. – Hebrew 11:1)

 

성경은 믿음을 “간절히 바라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못 보는 것들에 대한 확신”으로 정의한다. 얼마나 간절한가, 보이지 않더라도 확신할 수 있는가, 두 질문 모두 믿음을 가진 자를 꽤 고독하게 하는 질문이다.

믿는 자는 그 믿는 바가 사라지지 않는 한, 더욱 간절하게, 내 눈에 보이는 믿음이 조금씩 더 현실화되도록, 우직하게 달려야 한다. 모든 상황에 준비가 되어있지는 못해도 9할 이상은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치열한 준비와 함께. 그러다 행운의 여신이 눈웃음을 칠 때, 재빨리 기회를 낚아챌 수 있도록.

달리느라 아무리 정신이 없더라도 믿음을 향해 달리는 이를 위해 믿음을 보여주는 이들의 고귀한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에게도 믿음이란 간절히 바라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이니까. 보여줄 때까지 묵묵하게 응원하고 기대하고 지원하는 이들 덕분에 고독함이 조금이나마 중화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믿음이 또 다른 믿음을 낳고, 믿음의 연쇄가 깊은 허위의 늪을 만들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중심을 잡다가 몇 가지 믿음들이 튕겨나가더라도, 믿음을 주는 이들이 있어 그 연쇄에 쉽사리 빠지지 않으리라는 믿음만큼은 꼭 챙겨본다.

몇 가지 시도들, 그리고 작은 반응들이 믿음을 조금씩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믿는다. 머지 않은 시일 내에, “바라는 것들의 실상”을 조금씩 펼쳐 보려 한다. 그 믿음들이 “보지 못한 것들의 증거”가 될 것을 믿으며.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

캡처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았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았다(儉而不陋 華而不侈)”

백제의 시조 온조왕(溫祚王)이 지었다는
새 궁궐에 대한 삼국사기의 묘사다.
(유홍준 선생의 부연 기고)

아름다운 것은 모름지기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우되 부족하지 않게.
갖추되 넘치지 않게.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이 여덟자를 서비스 속에 녹여보고 싶다.

단순하되 갖추지 않은 것이 없도록
매혹하되 강권하지 않도록
몰입시키되 속박하지 않도록
강렬하되 어지럽지 않도록
대범하되 극도로 섬세하도록
영악함이 익살을 넘어서지 않도록
의도가 선량하되 무시받지 않도록
욕망하게 하되 천박해보이지 않도록.

그리고
쓰는 자의 명예와 존엄이
진솔함과 검박함 속에서 빛나도록.

그렇게 사랑받으며
오래오래 기억되도록.

 

새로운 시작을 알립니다

 

KakaoTalk_20160722_231825043

새 회사 데이터블의 CI입니다. 새로운 통찰을 발견(discover)하고, 인사이트있게 분석(analyze)해서, 시장과 사회를 변혁(transform)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는 회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담아봤습니다.

한동안 잠잠했었지요? 이것저것 정리하고 준비하느라 근황 전하는데 소홀했네요. 앞으로는 좀 더 자주 근황을 나누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8월 1일자로 새로운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사명은 데이터블(Datable)로 정했습니다.  데이터(data)분석을 통해 가능성(able)을 극대화한다는 뜻입니다. 의미는 거창한데 채워나갈 것이 많아 부담이 큽니다.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첫번째로 창업했던 회사 트리움이 B2B 기반 데이터 컨설팅이어서 아마도 비슷한 아이템이 아닐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에는 B2C 서비스를 시도해보려고 준비중입니다. 정확히는 B2B2C일 것 같네요. ‘오프라인 활동’과 ‘애드테크(Ad-tech)’를 접목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서비스를 가다듬고 있습니다. 좀 더 서비스 형태가 갖춰지면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다운로드

말 그대로입니다.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미리 감사드립니다! :)

팀을 꾸리고 회사 설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자금, 공간, 사업에 대한 조언, 멘탈케어, 하다못해 요새는 만날 때마다 창준생(?)에 대한 격려를 담아 밥과 커피도 무한 공급해주시는 형님들과 친구들 그리고 인생의 동료들 덕분에 송구하고 또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기대와 격려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그리고 잘 하겠습니다. 손오공의 원기옥이 커지듯, 애정어린 눈으로 데이터블의 성장을 지켜봐 주세요.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는 물론 산업과 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회사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떤 정곡

target-659025_640

거의 매 반기마다 연례행사처럼 가는 강연자리가 크게 2개인데, 하나는 존경하는 교수님이 진행하시는 모교 경영대 1학년 친구들 대상 수업(보통 학기 초)이고, 또 하나는 학회 세션 특강(보통 학기 중후반)이다. 전자는 날 너무도 아끼고 보살펴 주신 교수님이 불러주시는 거라 무조건 가는 편이고, 후자는 내 대학생활에서 가장 큰 도전이자 분기점이 되었던 학회의 행사라 별일 없으면 무조건 간다. 공교롭게도 개인 사정 때문에 전자는 화요일, 후자는 수요일에 연달아 다녀오게 됐다.

그러고 싶지는 않았지만, 두 강의가 몇년째 몇바퀴를 돌다보니 본의 아니게 시간도 없고 해서 강연 내용이 속칭 ‘우라까이’되는 경우가 있는데(물론 variation 30%씩은 양심상 반드시 넣는다), 근데 아무리 강의 내용이 비슷하더라도, 신기하게도 Q&A시간만 되면 매 강의의 특징이 생긴다. 질답이 길어질 수록 그 특징은 더욱 도드라진다.

오늘 학회 강의에선 한시간 반 강의, 한시간 반 질답으로 도합 세시간을 떠들게 되었다 (보통 Q&A 1시간은 간다). 그렇게 한참 웃고 떠들며 먼나라 신기한이야기하다가 마지막에 한 후배가 굉장히 예리한 질문을 했다. 여러 예의상 수식어를 제거하고 요지만 말하자면 “선배님 이야기는 재미있긴 한데 공감이 안 된다. 우린 당장 취업이 급하다” 였다.

새로운 기술과 다가올 미래, 그리고 그 미래에 기여할 수 있을 자기 자신에 대한 묘한 기대가 에고와 섞여 빛나던 아이들의 눈빛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두 가지 이유에서였을 걸로 짐작한다. 하나는 선배한테 그런 질문 해도 되나 였을거고, 다른 하나는 깊은 공감을 넘어서는 실존적 불안의 표시였을 거다.

하지만 내 입장에선 드디어 나올 질문이 나왔구나 싶은 마음에 반갑기까지 했다. 내가 내 강의를 들었다면 반드시 했을 것 같은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강사에 대한 배려와, 실제 궁금함이 섞인 채 에둘러 하는 질문들은 있었다. 기술을 모르는데, 돈도 없는데, 개발자를 모르는데, 배워야 할 스킬셋이 너무 많은데, 창업을 하는 인간형은 정해져있는건데 등등. 하지만 다 변죽이었다. 정곡은 아니었다.

그래, 너희들한테는 바뀌어갈 앞날의 세상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당장의 막막한 취업장벽을 넘는게 먼저일텐데, 빅데이터니 딥러닝이니 인공지능이니 핀테크니, 손에 잡힐듯 안 잡히는 가슴 뛰는 꿈나라 이야기를 들으면 당연히 괴리감이 드는게 맞지…

정곡을 찔러준 후배에게 일단 감사를 표하고 답변을 시작했다. 내가 학회에 들어갔던 2005년엔 컨설팅 IB 못가고 삼성전자 가면 다들 위로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던게 몇년 지나 2011년엔 컨설팅 IB보다 삼성전자 가는게 더 큰 자랑이 됐다, 신의직장이라던 공기업은 서서히 처우가 악화되고 있고, 정권 따라 더 심해 수 있을거다, 어떤 직장에 가든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실적으로 너희가 너희 힘으로 전세금과 반전세 월세 다 해가며 아이 키우고 사람답게 살려면 얼마를 벌어야 하는지 아느냐, 왜 그런 좋은 곳 있던 선배들이 여기 저기로 널뛰기하고, 그러다 스타트업으로 흘러들어가는지 아느냐, 토익과 토플 점수 올리고 스펙 채우려는 노력의 귀결이 치킨집으로 가는 “헬조선”적 상황에서, 성공확률이 낮을 지언정 나중에 얻을 수 있는 결과값의 크기라는 면에서 스타트업이라는 옵션, 그리고 그 본령인 “데이터”와 “돈”을 다루는 스킬과 멀어지면 안된다, NPV는 토익 토플 공부보다 그쪽이 훨씬 더 높다…

그렇게 이야기하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다. 현실의 벽은 더욱 엄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날 오랫동안 알고 이해해온 사람들은 이해하겠지만, 난 그 누구보다 그 무게를 잘 아는 편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한 후배가 했던 질문이 자꾸 맴돈다. 선배님은 왜 이 길로 가고 계시냐고. 짧게 고민하다가, 5년 전 도훈이형과 나눴던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눴다. 새로운 기술과 방법론을 나쁜 방식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 있는 ‘넛지(nudge)’를 초기에 세게 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렇게 되면 최소한 기회까지만이라도 지금보다는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지금의 역량과 그릇으로는 참으로 요원한 길이다. 돌아오는 길이 한결 무거웠다. 후배들에게 많이 배웠다.

플랫폼 기업의 ‘닭과 달걀’ 딜레마

캡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본 질문이겠지만
쉽게 들은 만큼 쉽게 답을 할 수 없는 질문이다.
닭이 있어야 달걀이 태어나고, 달걀이 있어야 닭이 태어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플랫폼 비즈니스들도 비슷한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돈을 먼저 벌 것인가, 사용자를 먼저 많이 늘릴 것인가.
사용자가 늘어나서 트래픽이 급증하더라도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해 회사가 망해버리면
애써 모은 사용자도 무용지물이다.
달걀 많이 낳으려다가 닭을 잡아버린 꼴이다.

많은 회사들이

  • 부화 안 된 달걀 상태로 깨져버리거나 (트래픽을 못 모아 망하거나
  • 달걀이 닭으로 못 자라거나 (수익을 못 내다가)
  • 닭 상태로 알을 못 낳은 채 굶어죽거나 (수익만 내다가 고객을 확보 못해 망하거나)
  • 삐쩍 마른 채로 헐값에 팔려 잡아먹힌다. (제 값 못 받고 팔린다)

이런 류의 회사들이 살 길은 사실상

  1. 투자를 받아 버티면서 수익성을 개선하거나
  2. 투자 안 받고도 용케 수익모델을 만들거나

이 두 가지밖에 없지 않나 싶다.

1번의 난이도는 중상 정도?
요즘 시중에 돈이 꽤 풀려, 투자 받기가 상대적으로 쉽다고는 하지만
LP들에게 7년 이내에 투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벤처캐피탈의 속성 상
쉽게 투자회사를 골라서 돈을 뿌리기 어렵다.
용케 투자를 받더라도, 수익성 개선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돈 다 말리고나서 회사는 망하고, 구성원들은 흩어지기 쉽다.

2번의 난이도는 최상이라 할 만하다.
요즘처럼 온라인 공간이 거의 무료로 열려있고
왠만한 정보가 사방천지에 공개되어 있는 상황에서
모든 고객이 돈을 내게 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 테크로 들어서게 되면 ‘용역’질을 피하기 매우 어려워지고
생존을 위해 이것 저것 잡식성으로 먹어치우다가
본디 회사설립 목적과 플랫폼비즈니스의 본질은 흐려지고,
결국 어느 시점에는 병에 걸려 죽는 닭이 되기 쉬운 것 같다.

그러면 어쩌란 말인가?

답은 ‘고객 차별화‘에 있지 않을까?
무료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와 비용을
유료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와 비용과 다르게 설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번 주에 링크로 풀린 시사인 기고문에 다 다루지 못한 부분이 많은데
data-driven’, ‘코호트분석’, ‘Funnel Analysis’, ‘Lean Start-up‘ 등
최근 유행하는 단어들이 관통하는 것들은 결국

  • 내 고객들 중에서 트래픽을 모아오는 고객들이 누구고 얼마나 되는지 확인
  • 그들 중에 돈 되는 고객으로 얼마나 넘어가는지 ‘체를 치는 것
  • 그리고 각 단계의 ‘체’를 좀 더 성기게 해서 수익성을 높이는

 으로 요약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용자 행동기반 데이터가 중요해지는 대목이다.

기고문 마지막이 너무 후루룩 마무리된 듯하여 부연을 붙여본다 :)

 


 

 

송고한 원문 + 추가 코멘트 반영본

지난 5월 말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 발표되었다. 외형상으로는 다음이 카카오를 인수하는 형태였지만,
양사에 대한 가치 평가와 향후 조정될 지분율 등을 보면 사실상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면서 주식시장에 우회상장한 것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방위에서 네이버에 밀리며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한국 인터넷 역사의 산 증인 다음이, 무료 메시지 어플로 불과 몇 년 전에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에 흡수된 것이다.

그래도 그나마 명맥을 유지한 다음은 양호한 편이다. 국내 최대의 무료 커뮤니티 플랫폼이었던 프리챌, SNS라는 용어를 유행시키며, 싸이질, 디카 등 다양한 사회 현상의 진원지가 되었던 싸이월드, 국내 메신저 시장을 장악했던 네이트온, 국내 최대 채팅 서비스였던 스카이러브, 온라인 동창회를 표방했던 아이러브스쿨 등, 한때 국내 인터넷을 지배하다시피 했으나 지금은 역사의 그늘로 사라져 버린 서비스들은 너무도 많다.

이들은 모두 서비스 플랫폼을 지향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플랫폼이란 특정한 서비스 틀(component)에 부여된 운영규칙(rule) 내에서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성, 유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말한다. 네트워크의 크기가 커질 수록 해당 플랫폼의 가치는 커진다. (맷캘프 법칙) 때문에 최대한 많은 이용자나 이해관계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플랫폼 유지 및 보수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특히나 웹이나 모바일에 기반한 플랫폼 비즈니스들은 초반에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다음이 국내 이메일 최강자 지위를 내어줘야 했던 ‘온라인우표제’ 도입이나, 프리챌이 싸이월드의 도전에 허무하게 무너졌던 ‘커뮤니티유료화’는, 사용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충분히 예상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마셔야 했던 독배였을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맞닥뜨리게 되는 이러한 딜레마를 ‘닭 – 달걀 딜레마’라고 한다. 더많은 닭을 낳기 위해 달걀을 부화시켜야 할까, 아니면 당장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달걀을 먹어야 할까?

다시 말해

  •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여 플랫폼의 가치를 키우기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게 옳을까,
  • 아니면 서비스 가치가 희생되는 한이 있더라도 현재 사용자들 내에서 최대한 수익을 창출해 서비스를 유지해야 할까? 

이 질문에서 자유로운 플랫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당장 달걀(수익)을 먹기보다, 더많은 닭(가치)을 얻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외부 투자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세계적인 플랫폼 기업들도 모두 이러한 방법을 통해 초반의 배고픔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고객차별화’다. (참고링크. 영문의 압박…) 서비스 이용료를 과금하는 ‘과금사용자(money-side user)’와, 이들이 지불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며 플랫폼 가치를 높여 가는데 기여하는 ‘수혜사용자(subsidy-side user)’를 분리하는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세계적인 서비스 플랫폼들은 기업 고객으로부터 광고를 받아 일반 사용자들의 무료 사용을 돕는다. 이 경우 기업고객은 ‘과금사용자’이고,
일반인들은 ‘수혜사용자’가 된다.

이때, 기존에 플랫폼이 제공하는 가치를 희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페이스북은 오가닉 리치 즉, 페이지 포스팅을 페이지 팬들의 뉴스피드에 노출해주는 포스팅의 비율을 작년 16%에서 최근 2% 대로 점차 줄이면서 기업 등의 ‘과금사용자’들로부터 많은 원성을 사고 있다. 광고로 팬을 아무리 늘리더라도, 최악의 경우, 그렇게 돈을 태워서 늘린 팬의 고작 2%에게 브랜드 메시지가 도달되는데 그친다는 것이다. 이는 광고의 범람에 대한 ‘수혜사용자’들의 반발에 대한 대응이면서, 주식시장 상장 이후 주주들의 수익성 증대 요구를 수용하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오가닉 리치가 떨어지면서, 기업들이 결국 포스팅 광고를 집행하게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덕분에 페이스북의 수익성은 극적으로 개선되었으나, 광고 효과가 적어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페이스북 탈출 전략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과금사용자들의 핵심 가치가 손상되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사전에 광고비를 많이 낸 사이트를 검색 상위에 노출 시키면서 검색의 질을 희생시킨다. 반면 사후 검색결과에 따라 광고비를 차등 과금하는 구글은 검색의 질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더 큰 수익을 거둔다. (참고: 한국 인터넷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그 이름은 네이버 (NAVER))

반면, 흥하는 게임은 유료 아이템을 구매한 과금 사용자를 돋보이게 하되, 일반 수혜사용자들이 소위 ‘현질(유료결제)’에 대해 느끼는 위화감이 게임 포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절묘하게 운영한다.

먹을 달걀과 키울 달걀을 잘 고르는, 즉 고객 차별화를 잘 하는 플랫폼이 이긴다. 그리고 이 과정에 쓰일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는 데이터다. 고객 행동 데이터 등, 데이터 기반의 고객 특성 파악, 선택과 집중, 그리고 현명한 운영이 미래의 플랫폼 승자를 결정할 것이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에 송고한 글 원문입니다. 기고문 링크는 아래에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0524